[Science] 이 주의 과학사 - 1610년 8월 6일

1610년 8월 6일, 총 25권 25책으로 이뤄진 의학 서적이 완성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보물 제1085호로 지정된 이 서적은 어의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만든 `동의보감`이다.

동양 최고의 의학서적으로 칭송받는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양반이 아닌 중인이었다. 그는 선조 7년(1574) 의과에 급제하여 이듬해 내의원의 의관이 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지자 선조임금을 모시고 의주까지 피난을 갔으며, 그 공을 인정받아 공신으로 추대되었으나 중인신분에 과하다는 여론이 일자 취소되었다.

1596년(선조 29년) 왕명에 의해 내의원에 편찬국을 두고 허준을 비롯해 양예수·이명원·정작·김응탁 등이 동방의학의 총집성과 더불어 민족의학을 정립시키는 역사에 착수하면서 동의보감 편찬은 시작됐다. 그러나 1년 후 정유재란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허준은 자신의 일생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결심하고 집념으로 저술에 계속 임했다. 그 결과 14년 후인 1610년(광해군 2) 8월 6일 마침내 25권이라는 방대한 의서가 완성됐다.

모두 23편으로 내과학인 `내경편` `외형편` 4편, 유행병· 곽란·부인병·소아병 관계의 `자편` 11편, `탕액편` 3편, `침구편` 1편과 이외에 목록 2편으로 돼있다. 이를 통해 각 병마다 처방을 풀이한 체제가 정연하게 갖춰진 서적이다.

동의보감은 실사구시의 자세와 명민한 관찰력, 그리고 고전에 대한 해박한 학식을 토대로 삼고, 풍부한 임상경험을 살려 기본학리가 임상에 직결되기까지 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의술의 구체화를 이룩한 서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허준은 우리 실정에 맞는 의서라 해서 `동의보감`이라 이름 지었다. 동의보감은 훈련도감자본으로 발행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도 소개되었고,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한방의서로 인정받고 있다. 허준 선생은 이외에도 중국의 의학서적을 국역하는 데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한편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는 동의보감이 담은 시대정신과 독창성, 세계사적 중요성 등의 가치를 인정해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한국의 7번째 세계기록유산이며, 의학서적으로는 처음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