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보다 50배 단맛 강한데, 몸에는 좋은 '이것' 뭐길래?

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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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나 물건을 비유해 '약방의 감초'라고 한다. 감초가 한약을 지을 때 거의 빠짐없이 들어가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감초는 장미목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를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특유의 향과 단맛을 살려 사탕이나 젤리 같은 간식의 향미 재료로도 활용된다.

감초의 단맛은 설탕보다 30~5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설탕처럼 즉각적으로 강하게 느껴지는 단맛이 아니라, 서서히 올라와 오랫동안 지속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감초 뿌리에 함유된 글리시리진(glycyrrhizin) 성분 때문이다. 글리시리진은 사포닌의 일종으로 강한 감미를 내며, 해독·항염·항암 작용과 관련해 다양한 기초·임상 연구가 진행돼 왔다.

글리시리진은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쳐 글루쿠론산으로 전환된다. 글루쿠론산은 간에서 외부 유해 물질이나 약물 대사 산물과 결합해 수용성 형태로 만든 뒤 소변으로 배출하는 '글루쿠론산 포합 반응'에 관여한다. 감초가 간 기능 회복과 해독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배경이다. 조선시대 의서에는 감초와 검은콩을 달여 만든 '감두탕'을 약물이나 중금속 중독 해독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감초가 전통적으로 해독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는 내용이 소개돼 있다.

감초는 위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웹엠디에 따르면 감초는 위 점액 생성을 촉진해 위벽을 보호하고, 위로 가는 혈류를 개선해 손상된 점막의 회복을 돕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가스트린의 생성을 억제해 위산 과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실험 연구에서는 글리시리진을 위암·백혈병·간암 세포에 적용했을 때 세포 사멸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있다. 이 밖에도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칸디다 알비칸스 등 미생물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된 바 있다.

섭취 방법으로는 차로 끓여 마시는 방식이 간편하다. 물 500mL에 감초 10g을 넣고 중불에서 달여 하루 1~2회 나눠 마신다. 다만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글리시리진을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부신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쳐 혈압을 상승시키거나, 체내 칼륨 배출을 증가시켜 저칼륨혈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이뇨제나 스테로이드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어 섭취를 피하거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초 뿌리에 함유된 아모르프루틴 성분이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보고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임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당뇨병 환자나 만성질환자는 섭취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리시리진의 1일 섭취량을 100mg 이내, 체중 1kg당 약 2mg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