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사이언스 인 컬처 - 감정을 느끼는 로봇

[Science] 사이언스 인 컬처 - 감정을 느끼는 로봇

가까운 미래인 2035년, 지능을 갖춘 로봇은 인간의 `동반자`가 된다. `로봇 3원칙`-1)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 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 된다. 2)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1), 2)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요리와 청소, 배달을 하는 등 인간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하지만 높은 지능과 함께 감정을 가지게 된 로봇은 인간 위에 올라서려는 `반란`을 시도한다.

지난 2004년 개봉해 흥행한 영화 `아이 로봇`의 내용이다. 고통도 체력적 고갈도 느끼지 않는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인간에게 타격을 가하는 미래, 생각만 해도 무섭다. 실제로 이런 미래가 가능할까.

아이 로봇이 그리는 미래처럼 부정적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로봇은 현실이 됐다. 최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한 살 수준의 감정 인식과 표현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이 개발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내 8개 대학과 민간 로봇 회사들의 공동프로젝트로 개발된 인간형 로봇 `나오(Nao)`가 그 주인공이다.

나오가 감정을 느끼는 메커니즘은 인간의 그것과 꽤 유사하다. 바로 과거의 `경험`에 의한 것. 인간의 몸짓,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을 카메라와 센서로 포착해 감정을 인식한다. 나오의 신경망은 인간의 신경망을 따라서 설계된 두뇌와 흡사하다. 여러 사람들의 얼굴 및 각자와 행한 상호작용을 기억하게 된다.

이 같이 기억한 정보를 통해 나오는 자신이 상대방 감정에 대해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흥분 등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그리고 미리 프로그램된 몸짓을 행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과거의 기억에 기반해 감정을 형성하고 표출하는 인간의 방식 그대로다.

나오 개발을 주도한 영국 허트포드셔대학교 롤라 카냐메로 박사는 “인생의 첫 수년간을 본떠서 모델링하고 있다”며 “자신을 친절히 대해주는 사람과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봇과의 감정적 유대는 분명히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 감정이 인간에 해를 끼치는 미래는 공포다. `로봇 3원칙`이 새삼 공감되는 이유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