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버라이즌 망 중립성 제안에 IT업계 비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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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버라이즌이 모바일 네트워크가 제외된 망 중립성 원칙에 합의한 것에 대해 콘텐츠 사업자들이 반발, 미국 의회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압박했다.

앤드루 노예스 페이스북 대변인은 12일 “페이스북은 유선과 모바일 네트워크 모두에서 망 중립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한다”면서 “콘텐츠의 종류에 관계없이 소비자가 개방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만이 활기 넘치고 경쟁적인 시장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이베이 등 역시 구글과 버라이즌의 협약에 우려를 표시했다.

미디어 거물 배리 딜러는 “이 제안은 완벽한 속임수”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린 가운데 모바일 네트워크를 망 중립성에서 제외한 것은 이를 전면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온라인 접속이 5년 내 PC를 추월할 것이란 통계를 내놓은 바 있다.

비난의 핵심은 구글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구글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악마가 되지 말자`에 비유해 “구글이 이제 악마가 돼버렸다”고 비난했다. 구글은 그동안 망 중립성 지지 세력의 선봉에 서 있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모바일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추기 위한 복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구글은 세계 최대 검색업체이자 애플리케이션, 운용체계(OS), 콘텐츠 등 시장에서 최고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거인이다. 원한다면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할 여력도 충분하고 모바일 사업자들이 비용을 요구한다 해도 지급할 만한 능력이 있다. 다른 군소 콘텐츠 업체들과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버라이즌과 구글이 이면합의를 했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구글과 버라이즌은 이미 안드로이드 플랫폼 확산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구글을 위한 특별한 대우가 합의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세계 정보가전 운용체계를 장악하고, 버라이즌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콘텐츠 제공업체의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다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에 랄프 드라베가 AT&T 소비자모바일부문 대표는 “망 중립성에 이견을 갖고 있는 두 기업이 합의를 이룬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는 합리적인 합의”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