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뉴욕 맨해튼에서 22년째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는 앨런 스클라씨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면서 비디오대여점이 고사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앨런 스칼라씨의 비디오대여점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10년 전 10명이었던 직원 수가 5명으로 줄었다.
특히 미국과 해외 17개국에 6500여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 블루레이 · 비디오게임 대여점을 운영하던 블록버스터가 지난달 말 파산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관련업계에 암운을 드리웠다. 스칼라씨는 비디오대여사업 침체의 3대 주범으로 “넷플릭스, 레드박스, TV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꼽았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으로 영화 · 게임을 배달(대여)하는 새로운 영업방식이 비디오대여업계의 공룡(블록버스터)을 쓰러뜨린 것이다. 1970년대 말 처음 등장해 영화 감상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던 비디오대여점이 30년여만에 쓸쓸하게 페이드아웃(fade-out)한다. 1998년 집에 DVD를 직접 배달해주는 넷플릭스가 등장하고, 케이블TV사업자가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로는 불과 10년여 만이다.
시장조사업체 SNL카간에 따르면 미국 오프라인 비디오대여 연간 매출은 1990년대 성장 바람을 타고 지난 2001년 83억7000만달러(약 9조4700억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사이트가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로 배달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주류로부터 밀려났다.
올해 미 오프라인 비디오대여 매출은 정점이었던 2001년보다 56%나 줄어든 36억5000만달러에 불과할 전망이다.
한편 블록버스터는 회사 파산에 따라 당장 5800여 대여점 가운데 3000개를 닫을 예정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