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본토 펀드 없어서 못산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주부 이 모씨(54)는 중국 본토 증시 상승 여력이 높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집 근처 증권사를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투자 한도가 꽉 차 더 이상 판매가 안 되고 있다"는 게 창구 직원 대답이었다. 이씨는 "중국 펀드 인기가 좋다더니 펀드도 품절되는 일이 있나 보다"며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국 본토 펀드를 팔고 있는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본토 증시(상하이 A주)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QFII)가 꽉 차 더 이상 자금을 받지 못하는 `품절 현상`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려면 정부 허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본토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많은 반면 중국 정부는 외국 운용사에 투자 승인을 내주기를 꺼리고 있다.

외국계 PCA자산운용은 4일부터 국내 최대 본토 펀드인 `PCA 차이나 드래곤 A셰어(Share) 주식형펀드` 투자 자금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토 투자 한도가 꽉 찼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PCA자산운용 투자 한도는 총 3억달러였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비슷하다. 지난해 말 투자 한도 1억달러를 승인받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 펀드` 인기로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아 다른 투자자가 환매하는 규모로만 추가 펀드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도 승인을 받은 지 1년이 넘어야 중국 정부에서 추가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펀드 품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삼성자산운용도 1억5000만달러인 투자 한도가 거의 꽉 차 `삼성차이나2.0본토펀드` 판매를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미래에셋 차이나 A셰어(Share) 펀드` 투자 한도가 소진돼 최근 새로 승인받은 1억달러 한도를 기초로 새로운 중국 본토 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본토 펀드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증시 투자한도 제한 △금융위기 후 홍콩(H주) 펀드 수익률 실망감으로 인한 반사이익 △본토 증시 상승 기대감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QFII 신청을 한 지 2년이 다 됐는데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외환당국이 QFII 승인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이후 외국 뮤추얼 펀드에서 중국 본토로 흘러들어간 자금은 25억달러가 넘는다. 한국에서도 최근 3개월간 자금 2315억원이 중국 본토 펀드로 유입됐다.

본토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점도 원인이다. 부동산 버블과 위안화 절상이 중국 수출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염려는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현재 중국 주요 기업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이 12배를 조금 넘는 정도로 가격도 싸다. 2011년 상반기부터 다시 중국 경기지수가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전문가들은 투자 제한이 있고 중국 정책 민감성도 높은 본토 펀드보다 전통적인 H주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H주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접근성이 높은 데다 지난해 1차 증시 하락 충격에서도 점차 벗어나고 있다"며 "투자 진입장벽이 있는 본토 증시보다 H주 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9월까지 본토 증시는 긴축재정과 부동산 과열 이슈에 시달리며 18%나 떨어진 반면 H주 증시는 2%대 하락에 그치며 양호한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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