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신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최근 저축은행업계 첫 차세대시스템이 오픈했다. 신라저축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모든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고통스럽긴 하지만 신라저축은행과 같은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고객 요구와 환경 변화로 인해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은행에 길들여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비용은 많아야 시중은행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스템 개발 범위가 좁은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사용자 규모나 주요 업무 기능의 복잡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뿐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우리는 시중은행만큼 예산이 없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라는 이상훈 신라저축은행 전산팀 이사의 말처럼 고객들은 은행이든 증권사든 저축은행이든 상관없이 24시간 상시 서비스를 원한다.

◇젊은 고객 늘어 24시간 · 모바일 지원 시급=이전에 저축은행은 대부기관의 이미지가 다소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 고객이 크게 늘었다. 고금리의 매력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모바일 환경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도 증가했다.

또 고금리의 매력은 많은 금융 소비자들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을 추가하도록 만들고 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뱅킹과 인터넷 뱅킹, 24시간 입출금 서비스 등을 지원해야 모처럼 유입된 신규 고객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신라저축은행 역시 마찬가지 고민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이용하는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신라저축은행은 처음부터 자체 시스템을 구축, 사용해 왔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은 지난 2001년 구축돼 상당히 노후화된 상태였다. 새로운 고객과 새로운 환경을 지원할 수 있도록 멀티채널 지원은 물론이고 일대일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 신속한 상품개발이 요구됐다. 또 햇살론 등 국가 시책에 따른 금융 상품은 의무적으로 개발, 제공해야 했다.

이상훈 이사는 “2001년 이후 채널별로 업그레이드를 해 왔지만 신용카드사,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시중은행 등 연계해야 하는 대외기관과 인터넷, 현금지급기 등 채널이 계속 늘어나면서 기존 계정계 시스템으로는 한계에 부딪쳤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적용과 커스터마이징까지 1년 만에 완료=신라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프로젝트에 착수, 구축형(SI)과 패키지 접근법을 혼용하기로 했다. 패키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프레임워크의 기본 골격을 갖추고 신라저축은행만의 업무 기능들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저축은행에 맞는 금융 프레임워크 패키지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신라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업계 처음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섰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대상이 드물었다.

신라저축은행은 LG CNS `데브온`과 HP `어댑티브 뱅크` 두 가지로 압축해 검토한 결과, HP 어댑티브 뱅크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HP 어댑티브 뱅크는 기업은행이 국외점포통합시스템(ICONS)에 사용하고 있다. 신라저축은행은 규모가 작을 뿐 시중은행과 업무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기업은행 사례를 눈여겨봤다.

신라저축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분석 · 설계 3개월, 개발 4개월, 테스트 2개월, 안정화 1개월이란 계획 아래 추진됐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계정계, 대외계, 정보계, 기타 시스템군으로 분류해 추진됐다. 지난 9월 초 오픈해 3개월째 접어드는 현재 아직까지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착수 준비부터 만 1년 만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지만 예상보다는 몇 개월 지연됐다. 권영관 신라저축은행 전산팀 차장은 “프레임워크 패키지가 외산 제품이다 보니 계좌 개설 시 서명과 도장이 함께 허용되어야 하는 등의 국내 금융 환경에 맞추느라 개발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아닐 수 있지만 고객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요소와 기능은 커스터마이징했다.

신라저축은행은 차세대시스템 구축으로 인터넷, 체크카드, 현금카드, 스마트폰 뱅킹 등이 모두 24시간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도 차세대시스템과 함께 오픈했다. 연말까지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며, 스마트폰 지원도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와 윈도모바일 운용체계(OS) 기반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