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 지형이 바뀐다]<5>정책

 ‘스마트’와 ‘무한경쟁’을 통해 대변되는 방송통신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변화도 예상된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른 기금을 통해 방송통신융합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집중 지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대 기반 조성 △시장 선진화 △이용자 친화적 환경 마련을 내년에 추진해야 할 핵심과제로 발표했다.

 스마트기기를 통해 이용자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방송통신 시장에서도 글로벌IT 기업 주도의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되는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 방송시장에서는 다자간 경쟁체제가 구축되는 등 유례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방통위는 방송시장 획정을 새롭게 할 방침이다.

 ◇스마트시대 기반 조성=스마트시대가 몰고 오는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콘텐츠를 특정 기기나 네트워크에 제한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라고 하면 PC에만 국한됐으나, 이제 스마트폰이나 TV로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 만큼 네트워크나 특정 기기와 상관없이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콘텐츠가 경쟁의 핵심요소로 부각된 셈이다.

 이로 인해, 정책도 스마트시대에 대응하여 기기나 서비스 중심의 지원에서 기기-콘텐츠-서비스를 포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통신 콘텐츠나 광고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나선다. 특히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스마트TV 광고 시스템 개발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스마트시대 무한 네트워크 이용으로 투자 주체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망 중립성 정책 마련도 검토한다. 과다 트래픽 유발자에게 통신망 이용대가를 부과할 것인지나 통신사업자가 트래픽을 관리해야 하는지의 관련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방통위는 업무보고에서 “방송통신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방송통신 광고시장 확대, 클라우드, 사물지능통신 등 전략서비스 육성, 신규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스마트시대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시장에도 지배적 사업자 등장=지상파·케이블·위성·IPTV 등의 플랫폼 중심으로 나뉘었던 방송시장을 새롭게 획정하고 이에 대한 정책도 새롭게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획정 방안에 따르면, 방송시장에서도 통신시장처럼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나올 전망이다. 방통위는 방송의 4대 분야별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지정해 유효경쟁정책 등 다양한 경쟁 촉진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4대 분야는 △방송플랫폼의 가입자 확보 시장 △방송채널시장 △방송프로그램시장 △방송광고시장 등이다. 획정한 4개 분야의 시장 환경을 토대로 기존규제의 폐지와 새로운 규제 도입 등 규제의 틀을 재조정해 경쟁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통신시장은 유무선 등 분야별로 시장이 구분돼 지배적사업자 및 후발사업자 등으로 나뉘어 정책이 집행되고 있으나 방송시장은 처음부터 이의 구분이 없었고 뉴미디어와 방송통신융합 환경의 급진적 변화 등으로 그 구분이 한층 더 모호해져 혼란을 겪어 왔다. 4개 분야 가운데 방송플랫폼의 가입자 확보 시장은 지상파방송사, SO 등의 방송플랫폼 사업자가 다채널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입자를 확보하는 시장이다. 또 방송채널 시장은 유료방송플랫폼사업자 및 지역 지상파방송사 등이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에게 공급할 방송채널을 획득하는 시장으로 구분된다. 방송프로그램 시장은 방송사업자가 자신의 채널에 편성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방송프로그램을 획득하는 시장이다. 방송광고시장은 광고시간을 광고주에 판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방송시장 획정은 경쟁상황평가 분석의 선행단계로 평가의 단위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시장 획정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거래대상, 거래지역의 범위가 분명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월 전체회의에서 시장별 경쟁상황을 평가한 후 내년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하기로 논의했다.

 ◇방송통신 융합 핵심 기술 지원, 글로벌 진출 기반 마련=방통위는 내년부터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운용하게 된다. 이 기금은 방송통신 융합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R&D에 집중 투자된다. 전파진흥원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 기금을 운용하고 R&D를 지원하게 된다.

 음성이나 동작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TV 핵심기술이나 이동성이 보장되는 차세대 네트워크 등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 체제에 대비하기 위한 법제도 혁신에도 나설 전망이다. 우선,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맞춰 방송법과 IPTV법 등을 포괄하는 통합방송법 제정을 추진한다.

 기술 발달에 따른 신규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TV 등 새로운 유형의 방송서비스를 관련 법령에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미디어 출현을 위한 M&A 활성화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각종 규제도 개선된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에 따라 방송시장 매출액 총액 규제나 협소한 구역 규제 등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방송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