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Leader]이상윤 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상무)

[Innovation Leader]이상윤 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상무)

 “레퍼런스(참조) 사례가 없는 게 오히려 더 낫습니다.”

 증권업계에서 10년 넘게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해 온 이상윤 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상무)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남들처럼’이 아닌 ‘남보다 더’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남들이 하지 않고 참조 사례도 없는 편이 오히려 프로젝트를 독창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시행착오들은 ‘독’이 아니라 ‘득’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처럼 이 상무가 남들과 다른 ‘혁신’ 프로젝트를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여러 증권사의 CIO 자리를 거치면서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증권 CIO로 재직할 때 증권업계 최초로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했다. 이를 계기로 이후 많은 증권사들이 줄이어 유닉스 서버로 바꿨다. 이후 오라클 DB를 사이베이스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 프로젝트는 당시 많은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자신감으로 강력하게 추진한 것이었다. 이 상무는 이후 동부증권으로 옮겨와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고,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또다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 상무는 “세상에 필사즉생 정신으로 하면 안되는 일은 없다”면서 차별화된 혁신적 작품(차세대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1년 넘게 준비한 차세대 시스템 사업 본격 착수=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당초 지난해 7월쯤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경영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그동안 보류했다. 차세대 프로젝트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말이나 늦어도 2013년 초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반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그동안 취약했던 정보계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보계 시스템 재정비는 유진투자증권이 앞으로 자산관리(WM) 분야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유진투자증권은 그동안 브로커리지 중심의 비즈니스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브로커리지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 최근 들어 WM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WM 분야는 고객 계좌 구조의 변경이 필요하다. 주식을 비롯한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통합된 계좌 체계가 요구된다.

 이 상무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통합계좌 구조를 갖추고, 정보계 시스템을 대폭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관리 고객이 확보되면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선행사의 참조 모델은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차세대 시스템을 구현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다양한 참조 사례를 지켜봐 왔지만 유진투자증권의 업무 환경을 대대적으로 바꿔가면서까지 적용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시스템 차별화를 통해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독창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겪었던 개발 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영입하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지난 2∼3년간에 걸쳐 10여개 증권사들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경험 있는 개발자를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다. 또 동부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올해 상반기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프로젝트 참여자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이 상무는 요즘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에 앞서 IT부서 직원의 역량 강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상무는 “10년 전 원장 이관 이후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많이 걱정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격려도 아끼지 않으며, 특히 프로젝트 관리 역량과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대한 검토를 많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20% 적은 운영인력으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좋은 역량을 갖춘 인력이 많다는 뜻이라고 이 상무는 강조했다. 또 회사에 대한 IT인력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 상무는 매우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 프로젝트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상무는 차세대 프로젝트 외에 올해 모바일 서비스 지원을 위한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모바일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다시피 시스템을 개발할 생각은 없다”며 “스마트패드 등의 시장 동향을 보고 제대로 된 서비스로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윤 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상무)=1981년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SDS 증권IS팀장과 삼성증권 정보시스템실장(CIO)을 역임했다. 2005년 동부씨엔아이 RTE컨설팅센터장, 2007년 동부증권 CIO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유진투자증권 IT본부장(CIO)으로 재직 중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