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계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2015년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와 주요 업종별 단체는 7일 “2013년 시행 예정인 배출권거래제의 도입 여부를 2015년 이후에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경련 등은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면 국내 제조업의 원가상승으로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건의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배출권거래제 도입은 제품의 원가를 상승시키고 국제 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연기하거나 철회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출권거래제 도입에 중요한 고려사항인 포스트교토체제의 국가별 의무부담에 대한 논의가 진척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배출권거래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전경련 등은 일본은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작년 12월에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미국도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함에 따라 배출권거래제 도입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2년 시행 예정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의 운영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측정·보고·검증 시스템을 먼저 확립한 후 배출권거래제 도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 매년 5조6000억원~14조원대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철강·정유·발전산업 등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지닌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꾸준히 에너지원단위를 개선해 왔다”며 “에너지 효율수준이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라 감축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0일 규제개혁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인 배출권거래제법(안)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입법예고안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기간의 배출권 할당 시 유상할당 비율을 10%에서 5%로 줄이고, 온실가스 초과 배출시 부과되는 과태료도 100만원이라는 기준을 삭제하고 시세의 3~5배 수준으로 책정키로 했다.
또 3차 기간인 2020년부터 100% 유상할당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도 산업계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