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주인 이소연 “대한민국 과학 재미없어”](https://img.etnews.com/photonews/1104/110405061913_291947502_b.jpg)
“대한민국 과학은 재미가 없습니다. 넥타이를 매고 강의하는 졸립고, 딱딱한 교육입니다.”
우주인 이소연 박사는 5일 대전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말을 건넸다. 오는 8일은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유인 우주발사체 소유즈호에 오른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응용미래기술센터 우주과학팀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 박사는 지난 2008년 4월 8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주정거장 미르를 향해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발을 뗐다.
이 박사는 “일본 미래과학관 ‘미라이칸’이 한없이 부러웠던 것은 모리라는 일본 첫 우주인이 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아니고, 바로 미래 꿈나무를 위한 미래과학관이 있다는 것 그자체가 부러웠다”며 일본 미라이칸을 가본 느낌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지적을 일본 미라이칸에 비유해 설명한 것이다.
“탄소의 순환 원리를 쇠구슬로 만들어 설명하는 장치는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습니다. 아마도 국내서 이런 장치를 만들었다면, 함부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우주과학기술 투자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우주과학은 시작단계이고, 결국 우주과학은 기초과학의 문제”라며 “밑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는 게 우주과학”이라고 정리했다.
최근 기관장 교체와 관련해 이 박사는 “미국에서도 발사체 페어링이 안 열려 큰 손실을 봤지만 미항공우주국(NASA) 책임자가 바뀌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우리나라 과학인사 정책의 성과 중심 평가 및 조급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제2우주인 배출 계획 여부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일정한 조건이 무르익으면 자연스레 선발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10여명의 우주인을 배출했지만 우주비행사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주선 도킹 문제가 제기되면서 자연스레 우주비행사를 양성하게 됐습니다. 우주비행사를 만들려면 우주선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최근 공군이 우주 비행사를 선발한 것은 미래 대비 차원일 뿐입니다. 경쟁률도 아주 저조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이 박사는 공군의 우주비행사 공모와 관련 “아직은 대비차원이지 본격적인 우주인이나 비행사 양성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박사는 “3년 전 우주선에 있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께 과학투자를 요청한 적이 있었고, 그리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현재 과도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투자도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도 10여년 전 정부부처를 교육과 과학기술을 합쳤다 다시 각각 독립시켰다는 말을 일본 우주인에게 들었습니다. 우리도 결국 넘어져 아픔과 고통을 겪어봐야 뭐가 좋고 그른지 알지 않겠습니까.”
우주인 이소연 박사는 지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투자가 단기성과에 급급해 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끝을 맺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