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는 지난해 1월 국내 본사에 이어 미국, 중국 법인에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나머지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중국법인과 인도법인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내년에는 투자사와 신설법인 등에도 ERP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듯 국내외 재무 및 물동 정보를 한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장점이지만 대규모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ERP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박병옥 만도 정보전략실 상무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된 만큼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면서 “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시스템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인지해 그 요소를 제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 눈에 보이는 ERP 모니터링 체계로…365일 ‘무장애’ 시도=현재 만도의 모든 정보시스템은 비상시를 대비해 똑같은 시스템이 2개 가동되고 있다. 만에 하나, 한 시스템에 장애가 일어나도 나머지 한 시스템이 대신 가동되기 때문에 최종사용자 입장에서는 시스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 문제는 관리자 입장에서 위험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닥칠 더 큰 위험을 막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 해외법인과의 시차 문제도 제기됐다. 박 상무는 “GSI ERP를 가동하고 보니 미국 법인 등과 운영상의 시차가 발생하고 이를 위해 자동 모니터링이 필요해졌다”며 “갑작스런 트래픽 증가 및 사용자 실수 등 운영 장애에 대한 대응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갑자기 일어난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사안이었다.
만도는 이같은 필요성에서 지난해 연말 글로벌 ERP 모니터링을 위한 전문 툴을 도입하기로 했다. 3개의 후보 제품군을 놓고 벤치마크테스트를 거쳐 ERP 모니터링 모듈이 잘 갖춰진 퀘스트소프트웨어의 포그라이트 패키지를 선택했다. 특히 오라클 패키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ERP 구축을 추진한 만도는 퀘스트소프트웨어의 오라클 ERP 및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한 분석 역량을 높이 샀다.
패키지 구축은 1월부터 시작해 만도에 특화된 요건 정의와 장표 개발, 장표 테스트에 각각 한달씩 소모됐다. 평택에 소재한 데이터센터에 솔루션을 구축했다. 포그라이트의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관제 서버와 저장소를 윈도 머신에 설치하고, 각 모니터링 대상 서버에 있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등 데이터 수집을 위한 에이전트를 설치했다.
◇“ERP 오류 누가 일으켰나” 원인 ‘샅샅이’ 분석 가능=시스템 구축은 비교적 용이했지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운영 사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의 구성이었다.
시스템 구성은 3월말 현재 대부분 완료됐으며 4월초부터 15명의 IT 책임자들이 하나의 대시보드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법인에 있는 담당자도 이 대시보드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문제 상황이 발생되면 드릴다운 클릭을 통해 ‘누구’의 ‘어떤’ 행위가 잘못을 야기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명수 만도 정보기획팀 차장은 “문제에 대한 추적과 분석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문제 상황에 더 빨리 대처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리스크를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ERP 시스템의 경우 한 사용자의 잘못으로 전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ERP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단순 네트워크 문제라고 속단하기도 하는 등 문제에 대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았다.
만도는 이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애플리케이션 이슈에 대한 복구 시간이 타사 대비 92% 가량 줄어들고, 이슈 발생시 30~60분 소요된 평균복구시간(MTTR)을 5분 이내로 단축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용량이 80% 이상 초과되는 등 스토리지 이슈가 발생시에도 사전 진단 관리를 통해 기존 일주일 이상 소요되던 작업시간을 월 3회 이하로 단축시켰다.
만도는 연내에 이 모니터링 툴을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생산관리시스템(MES), 그룹웨어 등 전체 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 화면에서 ERP를 비롯해 모든 시스템에 대한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박 상무는 “시스템 오류를 미연에 방지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시켜 주는 만큼 이 시스템의 금전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글로벌 ERP는 물론이고 만도의 전체적인 IT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