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화창베이, 전면 카메라 달린 아이패드1 판매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1. 정품에는 없는 전면부 카메라가 달려 있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1. 정품에는 없는 전면부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제품이 애플 ‘아이패드1’입니다. 정품에는 없는 전면부 카메라도 있어요.”

 중국 선전시 화창베이에서 휴대폰·스마트패드(태블릿PC)를 취급하는 ‘선전화야롱인더스트리’ 직원인 린칭 씨는 아이패드1을 찾는 기자에게 깊이 숨겨둔 샨자이지(짝퉁) 제품을 내밀었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전자상가 밀집지역 ‘화창베이(華强北)’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용산 전자상가 격이다.

 외형상 진품과 거의 유사한 샨자이지 아이패드1에는 정품에 없는 전면 카메라도 달렸다. 아이패드는 최근 발매된 2세대 제품부터 전면 카메라가 탑재됐다. 린칭 씨는 “32기가바이트(GB) 3G+와이파이 모델의 원래 가격은 1200위안 정도지만 특별히 1000위안(153달러) 정도에 팔겠다”며 중국인 특유의 상술을 구사했다. 오리지널 제품 최초 출고가 729달러의 5분의 1 가격이다.

 샨자이지 휴대폰의 천국 화창베이가 ‘짝퉁 스마트패드’ 천국으로 진화 중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모방품이 주를 이뤘던 것에서 제품군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운용체계(OS)를 자체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서 다소 투박하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완성도는 떨어졌으나,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결코 정품에 뒤지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면 인터넷·동영상 재생·통화 기능은 수준급이다. 연간 최대 2억대가량의 짝퉁 휴대폰을 생산하는 화창베이인 만큼 마감이나 부품 자체는 흠 잡을 곳이 없을 정도다.

 ‘선전청웬일렉트론’의 펑샤오쥔 씨는 와이파이 신호로 다운로드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내려받아도 잘 끊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화창베이에는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애플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갤럭시탭을 모방한 제품도 종종 눈에 띈다. 대부분의 휴대폰 점포들이 쇼윈도 한 쪽에 스마트패드 제품군을 올려놓고 손님을 유혹 중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아이폰4 6000여개를 압수하며 대대적인 짝퉁 제품 단속에 나섰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 현지 업체 관계자는 “짝퉁 제품 단속에 걸리면 제조사는 큰 처벌을 받지만 이를 판매하는 상가에서는 비교적 적은 액수의 벌금만 내면 된다”며 “이 때문에 계속 공급처를 다변화해가며 짝퉁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창베이 대로변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 쇼핑몰이 들어선 점도 눈에 띈다. 6층 규모의 전자 상가 제일 위층 전체에 수십개의 LED 조명 전문 상가들이 입주 중이다. LED 조명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오프라인 쇼핑몰은 아직 우리나라에도 없다.

 최근 중국은 정부 투자에 힘입어 LED 산업이 급성장했다. 제품군도 저출력인 할로겐 대체형 LED 조명부터 직관형·다운라이트·백열등 타입까지 다양하다. 현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LED 조명 업체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며 “선전에 위치한 LED 조명업체 제품이 대량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중국)=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1. 정품에는 없는 전면부 카메라가 달려 있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1. 정품에는 없는 전면부 카메라가 달려 있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의 LED 조명 전문몰. 이제 막 입주를 시작했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의 LED 조명 전문몰. 이제 막 입주를 시작했다.
중국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후면). 애플 로고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화창베이에서 판매 중인 짝퉁 아이패드(후면). 애플 로고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