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산업, 지진 피해 취약한 지정학적 위치

일본 대지진이 반도체를 비롯한 전세계 전자 산업에 큰 여진을 미치는 가운데 대다수 반도체 생산 라인의 지정학적 위치가 자연재해에 극히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대만이 지진 피해를 입을 경우 지난 일본 대지진보다 훨씬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18일(현지 시각) 시장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의 약 3분의2 정도가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대만·미국·유럽·중국 등지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모두 지진 피해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전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대만은 모두 위험에 노출된 지진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종합반도체(IDM) 업체보다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 라인이 극히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의 TSMC와 UMC를 포함해 전체 생산 라인의 90% 가량이 지진대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의 경우 수많은 고객사와 제품군을 거느리고 있는 탓에 생산 라인이 멈추게 되면 그 심각성은 예상을 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 첨단 산업지구인 신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한달 가량 파운드리 라인이 가동을 중단하면 전 세계 전자산업에는 최소 100억 달러의 손실이 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추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