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부품 협력사들이 노키아 운용체계(OS) 전략 전환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노키아가 ‘미고(MeeGo)’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개발 모델들을 대거 취소함에 따라 국내 협력사들의 올해 생산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미고 OS 신규 스마트폰 제조 계획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제품에 부품을 공급하기로 한 국내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업체들은 케이스 및 금형, 마이크로폰, 필름 등을 노키아에 직접 공급하고 있다. 중화권 전자제품 제조 전문기업(EMS)을 거쳐 노키아로 납품하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관련 협력사 수는 더욱 많아진다.
노키아의 국내 전략 협력사인 K사는 지난해부터 미고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3개 모델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한 프로젝트만 진행되고, 하반기 계획된 두 모델은 취소됐다. 다른 휴대폰 업체와 달리 노키아는 개발 모델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제조 수량이 많기 때문에 한두 프로젝트가 취소돼도 협력사에는 상당한 타격이다.
K사 관계자는 “당초 2분기부터 연말까지 3종의 미고 OS 스마트폰이 분기별로 출시될 계획이었지만, 하반기 계획 모델 2종은 양산까지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대신 윈도폰을 공략해 손실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의 신제품 부품 조달 프로세스가 1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미고의 타격을 윈도폰 신규 수주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의 구매 프로세스는 휴대폰 업계에서도 느리기로 유명하다”면서 “새로 출시될 노키아의 윈도폰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오랜 테스트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노키아는 인텔과 공동으로 개발한 미고 OS를 적용한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올해 노키아의 신규 스마트폰 라인 업 중 미고의 비중은 상당히 컸다. 이에 따라 국내 협력사들도 미고 OS 신제품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스티븐 엘롭이 노키아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미고 OS 개발 모델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노키아가 MS와 OS 개발을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미고 프로젝트 비중은 축소됐다. 노키아는 약 5000명의 인력을 감축했는데 SW 개발자 중 상당수가 미고 OS 개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