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융합형 인재 양성 시스템 도입 시급

대학, 융합형 인재 양성 시스템 도입 시급

 새로운 융합 트렌드에 맞춰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 시스템이 시급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들은 수십 년 전 낡은 틀로 학제를 구분, 산업계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20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내 이공계 대학들은 아직도 기계, 전기, 전자 등의 기존 틀에 갇혀 있다”며 “자동차학과나 IT융합학과, 그린환경융합학과 등을 신설해 소프트웨어와 기계, 전자회로와 금속소재, 환경과 기술 등을 두루 가르치는 학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 융합인재 수요부터 파악해야=정부와 업계·대학 모두 융합형 대학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실질적 효과를 위해서는 △보수성이 강한 교수사회의 변화 △산업계와 학계의 교류를 통한 분야별 정확한 인력 수요예측 △신성장·융합학과 개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이 필요하다.

 산업기술진흥원은 대학에 융합교육센터를 만들고 교육프로그램과 교재개발부터 우선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기업에 필요한 융합인재의 수요조사도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을 먼저 만들고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융합인력 양성 사례와 모델=선진국들은 이미 다학제 기반의 산학협력을 통한 융합교육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IGERT’ 프로그램은 학문 경계를 넘어서는 학제의 대학원 과정이다. 다양한 학과들이 협동연구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제품개발 프로젝트(PDP) 프로그램은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을 기획, 생산하는 과정이다. 핀란드는 2010년 헬싱키공대와 헬싱키경제대에 디자인을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교육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국대가 최초로 신기술융합학과를 만들어 IT와 BT, NT, 마이크로 로봇의 전공과정을 통해 다양한 전공교수의 강의를 진행 중이다. 연세대는 IT 명품인재육성사업을 통해 글로벌융합공학부를 개설했다. 또 서울대 융합과학 기술대학원, 한양대와 중앙대의 융합전자공학부 설립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산업계 융합형 인재 욕구 커=조선 IT, 자동차 IT, 패션 IT 등 IT 융합 시장이 확산되면서 일반 산업계에도 소프트웨어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우리 대학들이 IT 관련 학과와 전공을 무분별하게 신설하면서 IT 전문인력(전문학사 이상)은 향후 5년간(2010~2014년) 약 3만명이 공급 과잉될 전망이다. 학사는 약 1만5000명이 과잉인 반면에 석박사급 인재는 약 19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야별로도 소프트웨어는 8000명이 부족한 반면에 하드웨어에서는 약 2만4000명이 넘치는 등 산업계와 대학 간 인력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CEO는 “기업들은 인력을 뽑아놓고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별도 재교육을 하는 게 현실”이라며 “연구중심 대학도 있어야 하지만 청년층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이 겹치는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현장형 융합인력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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