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로 추정되는 기관투자가가 일본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해외에서 들어온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왕서방(중국 자본)이 와타나베부인(일본 자본)의 텃밭을 사들이기 시작한 셈이다.
닛케이베리타스는 3월 말 기준 일본 상장기업 대주주 순위를 11일 보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관투자가는 8위에 오른 ‘OD05옴니버스’다. 어떤 기관인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경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추정된다.
주식정보 전문업체 니혼쉐어홀더서비스의 이마데 다츠야 상무는 “중국 정부 계열의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까진 순위에서 이름을 찾기 어려웠지만 갑자기 톱10에 들었다. 이 기관이 올해 들어 매입한 일본 상장기업의 주식은 닛산자동차 352억엔, 미쓰비시도쿄UFJ은행 270억엔, 캐논 209억엔 등이다. 총 금액은 무려 5500억엔(약 7조2116억원)에 이른다.
OD05옴니버스의 주식 총 보유액은 3월 말 기준으로 약 2조5000억엔이다. 일본 상장기업 시가총액 전체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20개가 넘는 상장기업의 주요 주주이며 그 가운데는 NTT도코모와 소니·파나소닉·히타치·닛산자동차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 다수 포함된다. 분야는 IT에서 전자, 바이오에너지, 환경 등 성장 산업에 집중돼 있다.
중국 전문가인 TS차이나리서치의 다시로 나오키 대표는 “중국 정부의 투자는 12차 5개년 계획의 ‘신흥 산업의 전략적 육성’이라는 어젠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며 “성장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일본 기업을 생각하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다시로 대표는 또 “자체 개발보다 해외 도입을 선호하는 중국 정부에게 주가가 하락한 일본 기업은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표> 일본 상장기업 주식 보유 기관투자가 순위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