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신업계, 망중립성 이통사 불이익 연구보고서 오늘 제출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망 투자 대가로 ‘자유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주장해 유럽에서 망 중립성 논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 이동통신사업자인 알카텔루슨트·도이치텔레콤·비벤디의 대표들이 유럽의회(EC)에 제출할 보고서를 입수, 이통사들이 망 투자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통사 대표들은 13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닐리 크로에스 EC 통신부문 위원과 만나 초고속 인터넷망 투자 활성화를 위한 11개의 제안을 발표하면서 이 내용도 포함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은 보고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때 자유로워야 하며, 여기에는 온라인 콘텐츠 사업자들에 망 사용료를 물리는 것처럼 논쟁이 되는 (비즈니스)모델도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구글과 같은 온라인 콘텐츠 사업자들에 망 사용 대가를 묻겠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표면적으로는 일반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 향상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상은 이동통신사들의 수익 보전을 위한 망 사용료 책정을 담고 있다.

 이는 망 중립성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구글은 유튜브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이통사의 망 투자 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구글 측은 “이 보고서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EC와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통신사들 역시 콘텐츠 기업의 무임승차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다폰은 고화질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스페인 최대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는 네트워크에 부하를 주는 정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FT는 보고서 역시 유럽 이동통신기업과 구글이 주도하는 미국 기술 기업 사이의 합의점이 도출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유럽 내에서 망 중립성 논쟁의 격화가 예고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망 중립성 논쟁은 닐리 크로에스 EC 위원이 유럽연합(EU) 국가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을 촉구하면서 불거졌다. 크로에스 EC 위원은 2020년까지 EU 모든 가구 중 최소 절반 이상에 데이터 속도 100Mbps 이상의 인터넷 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망 투자가 불가피한데, 보전할 만한 매출원이 없다는 이유로 이통사들은 투자를 꺼려왔다. 매킨지에 따르면 망 투자에 따른 이통사의 손실은 4210억달러(약 44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