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오는 2030년까지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다. 국방개혁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방 경영혁신과 전장역량 강화 때문이다. 그동안 가장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군도 혁신의 칼을 꺼내 든 것이다. 이러한 국방개혁에 민간기업의 혁신 못지않게 정보화가 앞장서고 있다.
“‘국방개혁 11~30계획’에 따르면 총 73개의 국방개혁 과제 중 43개 과제가 정보화와 밀접한 과제입니다. 특히 3개의 과제는 정보화가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국방개혁에도 정보화가 필수 사항이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방 정보화를 이끌고 있는 유철희 국방부 정보화기획관(국장)의 말이다.
유 국장이 정보화 기반의 국방개혁 중 가장 핵심과제로 꼽는 것은 전장 요소의 상호운용성 확보다. 이는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인해 전투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장관리시스템과 자원 활용을 효율화하는 자원관리스템 간의 연동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육·해·공군의 전장관리시스템 간의 상호연동도 필수이다.
유 국장은 “그러나 이러한 상호운용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더욱이 국방 경영혁신을 위한 자원관리체계 구축 사업은 국방부에서 수행하고, 전술지휘통제체계(C4I) 등 전장관리 체계 구축 사업은 방위사업청에서 담당해 이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중재역할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통합된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방정보화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를 통해 국방 정보화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중장기 실행계획과 제도·조직 등 추진체계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다. 2010년 수립한 국방 통합 전사아키텍처(EA)에 대한 활용성을 높이고 국방 개혁을 지원하기 위한 상위 EA를 구축해 정보화 미래 모델도 정립했다.
법·제도화에 앞서 실질적인 상호운용성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도 시도됐다. 유 국장은 “2001년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시작된 이후 2006년 합참 국군통신사령부 내 상호운용성기술센터가 수립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초기 19명으로 출범한 센터는 현재 154명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연내 인력을 201명으로 확대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전장관리 및 자원관리체계 등에 대한 상호운용성은 70%정도 갖췄다. 국방부는 오는 2014년까지 100% 상호운영성 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획득 단계별 상호운용성 평가 수행 및 인증 △상호운용성 시험평가 환경 구축 △군 전파자원 관리 및 분석체계 전력화 △국방기술표준 구축 △데이터 표준 적용 확산 및 관리시스템 개선 △아키텍처 검증, 평가 및 분석 역량 강화 등을 시행한다.
국방부는 좀 더 유기적으로 육·해·공군 등 각 군과의 정보화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국방최고정보책임자(CIO)협의회도 진행하고 있다. 이 협의회 위원장은 국방부 차관이 맡고 위원으로 각 군의 CIO들이 참여한다. 또 산하에 CIO실무협의회도 두고 있다.
국방 개혁과제 중 또 하나의 핵심 사업은 통합정보관리소 구축이다. 국방부는 오는 2013년 말까지 전국 77개 전산소에 분산 배치돼 있는 각 군의 정보시스템을 2개의 통합정보관리소로 집중화 한다. 통합정보관리소 설계는 이달 완료된 후 오는 10월 건물 착공이 시작돼 2013년 상반기 완공된다. 1센터는 용인시에, 2센터는 계룡시에 구축된다.
통합정보관리소에 설치될 정보시스템과 네트워크 등 IT인프라 설계는 내달부터 시작해 2012년 말 완료된다. 이어 가동 시점에 맞춰 인프라 구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서버와 응용체계에 대한 통합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현재 총 2000여개 응용체계를 2012년 말까지 3분의 1 수준으로, 2015년까지는 115개로 줄일 방침이다. 1500여대에 이르는 서버는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가상화가 적용돼 통합된다.
국방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도 적극 추진한다. 유 국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범체계를 구축해 서버통합에 따른 자원 및 소비전력 절감 등을 검증했다”며 “시범사업 결과는 통합정보관리소 정보시스템 설계시 수립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전산소 통합에 따른 조직도 재설계한다. 유사·중복 기능이 통합됨에 따라 조직을 효율화하고 사이버 위협에 대비한 사이버사령부를 확대한다.
국방 업무에 대한 모바일 오피스도 도입한다. 우선적으로 올해 말까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보안성을 갖춘 국방 모바일 오피스 규격을 정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보안이 덜 요구되는 업무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중장기적으로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따른 C4I 체계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올해는 합동 C4I 체계 구조개선 및 각 군 소요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다. 현재 작전지휘 체계에 각 군총장이 포함되는 것과 육군 내 1·3군사령부 통합, 각 군 본부와 작전사령부 통합에 따른 C4I 체계 변경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정보화기획관에 부임한 유 국장은 아침에 출근하면 정보화기획관실 직원에게 최근 국방 정보화 관련 진행상황이나 하루 일상에 대한 내용을 메일로 전한다. 또 직원들과 생길지 모를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나름대로 유머도 찾아 메일에 담는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화기획관실 직원들이 가능한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내 부서가 아니더라도 주위 부서에서 어떤 일이 추진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아침에 보내는 메일 한 통으로 가능한 직원들이 동일한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 국장은 이러한 생각으로 부임 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보화기획관실 모든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다.
<약력>
유철희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은 1956년 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아주대학교 정보통신학과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1978년 임관해 수도방위사령부 통신단장, 육군본부 전력개발관리단, 육군통신학교 정보기술학처장, 3군사령부 지휘통신참모처장, 연합사령부 통신전자참모부장, 국군통신사령관 등을 거쳐 지난 5월 23일 정보화기획관으로 선임됐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