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요반응 체계 조성으로 전력소비절감 유도

[현장에서] 수요반응 체계 조성으로 전력소비절감 유도

 지구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극한의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급기야 7월 27일에는 10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경기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극한의 이상기후로 각종 기상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이 일상화 되고 있다.

 전력수요 패턴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여름철에 발생하던 연중 최대 전력수요가 지난 2009년부터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번갈아 가며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냉난방 전력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전력설비를 증설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전력설비 부지선정이 어렵고 건설에도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된다. 지구환경 보전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전력수급 상황이 일 년 내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냉난방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과 겨울철에만 어려울 뿐이다. 직전년도 최대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시간은 약 92시간 정도로 이는 연간 8760시간 중 약 1%에 불과한 시간이다. 그러나 전기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전력시스템이 붕괴되므로 최대 전력수요에 맞추어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연간 1% 정도의 시간에 발생하는 최대 전력수요에 대비해 100만㎾급 원자력 발전소를 매년 3.5기씩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이다. 최선의 방법은 이 기간 동안에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전력소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수요관리 정책을 시행해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산업용전력 위주로 참여해 한계가 있다. 현재의 에너지 요금 체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전기소비 절감에 대한 동기부여를 줄 수가 없다.

 소비를 조장하는 현재의 전력소비 체계는 개선돼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장원리에 의해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즉 소비가 늘면 비싸고 줄어들면 싸지도록 해 수요반응이 일어나는 체계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과소비를 억제하고 현명한 소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연간 1% 시간만 발생하는 전력피크를 억제하기 위해 피크요금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전기소비 절감에 다양한 해법이 있다. 문제는 선택에 있다.

 손윤태 전력거래소 정보기술처 시장시스템팀장 ytson@kp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