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추석이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지난 12일 유럽 증시는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이탈리아 재정위기 심화설이 이어지면서 급락세를 탔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해외발 재료에 냉탕과 온탕을 오간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가 다시 변동성의 희생양이 될 우려가 커진 셈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 초반 부진한 고용과 주택구매지수 등 미국 경제 지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급락했지만 주 후반 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이 구체화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주대비 소폭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로 위기에 빠져있다. 15일 예정된 이탈리아 국채만기(220억유로) 도래도 중요 변수로 꼽힌다. 앞서 중국의 이탈리아 국채매입 가능성이 나오며 성공적인 발행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29일 독일 연방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도 예정됐다.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집행에 대한 해법이 논의되고, 독일 연방회의에서는 유로 재정안정기금 개혁안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불안 여파가 남아있어 한두 달 정도는 경제지표에서 좋아지는 변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집중해야 할 것은 유럽 신용 경색과 관련된 이슈”라고 진단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 역시 낮지만 사태 전개에 따른 대응에 주력하는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 경기 부양책이 구체화된 만큼 향후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행보라는 판단에서다.
이 연구원은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고용창출 및 가계의 소비심리 개선을 통해 부진한 민간부문의 자생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난 8일 미네소타경제클럽 주최 행사에 앞서 공개된 연설문도 경기부양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은 “고성장과 고용을 회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언급은 연준이 이달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추석연휴 이후 시장흐름이 뚜렷한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중요한 유럽변수들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주식 비중을 늘려 마음 편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표]추석이후 주요 국내외 이벤트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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