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필요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에서 `중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에서 `중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중장기 국가 전력운영 지침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력수요예측을 실 증가량보다 낮게 책정해 공급능력 부족문제가 점차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에서 ‘중·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60여명의 전력관계자들이 참석해 공급예비력 확보와 사용량 절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은 “9·15 정전의 근본 원인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력에 있다”며 “현 수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는 중장기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실제 전력사용 증가율을 반영하지 못한 수요예측으로 원전 5기 분량의 예비력이 부족한 상황까지 왔다”며 “사실상 전력 안전기준을 어기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수요예측과 수요관리 전망을 재검토하는 전력수급 마스터플랜 재설계를 주장했다. 경제성보다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의 접근을 주문하며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 △원전 확대 △고효율 화력발전의 적정수준 유지 등을 제안했다.

 현실적인 중장기 수요예측과 함께 이를 실현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패널로 참석한 조성식 민간발전협회장(포스코파워 사장)은 “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발전소를 건설하려 해도 부지확보와 환경단체 반대라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해서 시장 개방은 연기되고 반대로 통합 얘기가 나오면서 정부 정책에 신뢰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정 기관의 힘에 좌지우지되는 시장에 신규투자를 나서는 사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창섭 경원대 교수는 “3·4차 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환경단체 견제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등으로 수요증가율을 낮게 예측해 실제 공급을 잘 맞추지 못한 데다 이제는 송전탑 건설도 힘들어지고 있다”며 공급력 확보에 이어 계통 문제가 대두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 교수는 “지금 상황만으로 보면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소비자의 절약은 희망사항이고 정전에 익숙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능력 확보에 앞서 수요를 먼저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기본계획 수립 때마다 수요예측을 낮게 해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에 늦었다”며 “수요를 조절해서 속도를 늦추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박종근 서울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산업용·농업용 등 저렴한 전기가 주택이나 사무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세부적인 계량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전력 사용량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한 연구위원은 “지금 국내 전력수급상황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내년에 있을 6차 수급기본계획에선 주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예측기법 개선과 예측오차 최소화로 실제 사용 증가량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에서  `중 · 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에서 `중 · 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이 2일 `중 · 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렸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금동화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박종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조성식 민간발전협회 회장(왼쪽부터)이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제25회 한국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이 2일 `중 · 장기 전력수급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렸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권영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금동화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박종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조성식 민간발전협회 회장(왼쪽부터)이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