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이 미국 이동통신업체에 `계륵`이 됐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아이폰만한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팔수록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기 때문이다.
9일 스프린트넥스텔은 지난해 4분기에 7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지난 6년간 모은 회원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이는 애플과 계약을 맺고 아이폰을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1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 같은 시기 9억29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스프린트는 애플에 155억 달러라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손실을 입어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모바일은 간접적으로 피해를 봤다. 애플과 아이폰 정식 공급 계약을 맺지 못해 자사 가입자에게 아이폰을 팔 때 마이크로심 카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평균 EBITA 마진(매출액 대비 세전 이익)은 46.4%였지만 지난해 아이폰 판매에 나선 이후 첫 분기에 43.7%까지 떨어졌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했던 지난 3분기 42.2%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AT&T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4분기 EBITA 마진은 28.7%로 2010년 같은 기간 37.6%에서 뚝 떨어졌다. 이 기간 AT&T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가장 많이 판매한 이통사였다.
상황이 이에 이른 것은 이통사가 아이폰을 팔면서 지급하는 보조금 때문이다. 평균 450달러에 달한다.
이통사 간 출혈경쟁도 심하다. AT&T의 경우 아이폰3GS를 공짜폰으로 제공하고, 아이폰4를 99달러에 판매한다. 미국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익이 남지 않는 아이폰을 팔아서라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아이폰은 이통사에 필요악”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맥코맥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아이폰 판매는 이통사에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통사는 애플과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