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과학·산업기술 발전의 산실인 홍릉 일대를 글로벌 녹색성장 단지로 재창조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10일 제2회 글로벌녹색성장서밋(GGGS) 기조연설에서 홍릉을 세계 녹색기술과 지식, 인재 양성을 선도하는 단지로 재창조한다는 내용을 담은 `홍릉 글로벌 녹색성장단지 조성 구상`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홍릉 일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산업연구원(KIET) 등이 자리잡은 우리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의 산실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곳”이라며 “한국의 발전을 넘어 전 세계 녹색기술과 지식, 인재양성을 선도하는 단지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KDI와 KIET 등 5개 기관이 내년부터 지방으로 이전함에 따라 일대를 융합연구단지 등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각계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본지 2월 23일자 3면 참조
정부는 이전 부지 및 건물에 한국녹색기술센터(GTCK),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등을 우선 입주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이전 기관의 건물과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매입, 리노베이션한다. 단절된 연구기관 간 담을 없애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연구단지를 개방형·융합형 미래단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입주 연구기관 간 정책개발 협력과 녹색성장 연구 융·복합화뿐만 아니라 KAIST,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인근 대학과도 협력해 국제 기술협력·인력양성 사업 등 글로벌 교류도 활성화한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연구단지 내 기존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보수·활용해 홍릉의 고색창연함을 유지하고 주변 공간도 시민이 활용할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및 녹색성장위원회, 국토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TF를 중심으로 구상안을 검토해 하반기 이행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향후 입주기관 선정과 사업계획 수립 및 공사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 2014년말 일부 기관 입주를 시작해 2016년에는 글로벌녹색성장단지 조성을 완료한다.
KIST는 이러한 계획을 환영했다. 단지조성 작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문길주 KIST 원장은 “홍릉 과학단지를 글로벌화하고 새로운 미래 패러다임인 녹색기술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며 “성공적 단지조성을 위해 과학자들이 지혜를 모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는 축적한 에너지·환경분야 기술을 적극 활용해 녹색단지 구성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종합환경연구소를 갖추고 태양광, LED, 2차전지 등 녹색분야 연구를 꾸준히 해온 곳은 KIST가 유일하다. KIST는 녹색단지 글로벌화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주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권상희·윤대원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