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세계 첫 24시간 3D 전문 방송을 중단한다. 3D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지만 거두는 수익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방송중단으로 인해 콘텐츠 부족으로 정체를 겪는 국내 3D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처럼 3D 방송으로 수혜를 보는 업계가 참여해 `3D 생태계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KT스카이라이프(대표 문재철)는 24시간 3D 방송 `스카이 3D`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실시간 3D 채널뿐만 아니라 3D PPV(콘텐츠별 요금부과) 채널도 함께 중단할 예정이다. 최종 방송중단 일정은 시청자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한 다음에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24시간 3D 방송을 실시했다. 제작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2년여 만에 방송중단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3D 방송 콘텐츠 제작비는 일반 방송보다 최소 두세 배 많이 든다”며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데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D 채널 중단을 놓고 3D 콘텐츠 보급을 방송사 혼자 책임지는 3D 시장 생태계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3D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제조사도 3D 콘텐츠 보급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일본에선 소니와 파나소닉 중심으로 3D에 적극 투자하는 등 방송사와 상생하지만 우리 제조사는 3D TV만 팔지 국내 3D 콘텐츠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원도 부족하고 가전사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스카이라이프 혼자 지속적으로 3D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버겁다”고 설명했다.
정제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도 “국내 방송시장은 3D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며 “사업자들이 좋은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DTV 제조업체는 우려와 경계심이 엇갈렸다.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3D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방송 중단은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3D산업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일각에선 3D 방송 중단을 KT가 `무인승차론`을 제기하며 스마트TV를 차단했던 사례와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D 방송 중단으로 3D를 시청하기 위해 가입한 시청자 반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 3D 방송을 시작한 2010년 이후 3D 채널을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삼았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이용약관 변경신고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절차를 따르고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권건호·전지연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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