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억 조각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세포 접합 부위인 시냅스 수준으로 밝혔다. 기억 재구성의 이해를 높여 기억 제어 가능성을 열었다. 강봉균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재경화 과정에서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동일한 시냅스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바다 달팽이 일종인 `군소`를 이용해 알아냈다”고 5일 밝혔다.

재경화는 기억이 재구성되는 과정의 일종이다. 기억은 저장·유지·회상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재구성된다. 이중 장기 기억은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에 의해 시냅스 구조가 변하는 경화(consolidation)과정이 필요하다. 재경화는 경화 과정을 거친 장기기억이 회상 후 다시 경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회상으로 떠올린 장기기억은 재경화 과정을 거쳐야 다시 안정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강 교수팀은 지난 2008년 `사이언스`지 발표를 통해 재경화 과정을 위해 시냅스를 구성하는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필수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같은 시냅스에서 일어나는지 별개의 시냅스에서 따로 일어나는지 여부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강 교수의 연구는 이 과정이 같은 시냅스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또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는 물질과 단백질 합성을 막는 물질(단백질합성저해제)을 함께 사용하면 단백질합성저해제에 의해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특정 기억을 유지하거나 지우는 과정에 응용할 수 있다”며 “외상후스트레스 장애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발생하는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8월 1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