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英 홈피에 "삼성이 우리 안베꼈다"…사과 맞아?

애플이 영국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문 전문.
애플이 영국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문 전문.

애플이 영국 법인 자사 홈페이지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그러나 사과의 뜻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 영국 법인은 25일(현지시각) 자사 홈페이지 `Samsung/Apple UK judgement(삼성/애플 영국 판결)`이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게재했다. 공고문에서 애플은 "영국 고등법원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며 "이 판결은 EU 전체에서 유효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공고문 게재는 지난 18일 영국의 항소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애플은 이 내용을 한 달간 유지해야 한다.

애플은 다소 굴욕적인 법원 명령에 마지못해 따르는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공고문에서 1심 판결문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와 혼동될 만큼 훌륭하지 않다(They are not as cool)"는 내용을 강조했다. 글 말미에는 다른 나라 법원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판결이 영국 법원의 판단일 뿐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공고문은 찾기 힘든 홈페이지 최하단 구석에 링크됐다. 일반적인 PC 해상도에선 스크롤바를 내리기 전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다.

영국 여론은 삼성에 기우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영국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쁘게 생각한다", "애플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MS처럼 고객에 반감을 살 지도 모른다(Apple better be careful or they will become as hated as Microsoft once was)" 등 법원의 결정에 환영하는 반응이 대다수다. "아이패드 역시 최초의 태블릿 스타일이라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애플도 도둑인가?(Apple were not the 1st to have a pad style tablet, so is the iPad a ripoff? Good on Samsung, Bravo.)", 애플은 자신의 색깔이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Apple loses it`s appeal. A recurring theme recently.) 등 냉정한 반응도 눈에 띈다.

한편,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특허 첫 본안 소송에서도 애플에 승소했다. 영국의 디자인 특허에 이어 네덜란드 상용특허 소송에서도 애플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유럽 특허전은 삼성에 유리해지는 양상이다.

이종민 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