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국내 항공전자산업 `메카`로 뜬다

경상북도 영천이 새로운 유망산업인 항공전자산업의 집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영천에 미국 보잉사 항공부품단지(MRO)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항공부품산업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항공전자시험평가기반 구축사업과 관련, 국비 20억원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북도가 영천에 설립하는 항공전자 시험평가센터는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4년간 총 37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상반기에 용지 매입을 끝내고 하반기에 건축설계 및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센터에는 30여종의 환경시험 및 MRO 지원 장비들이 구축된다. 군용기 감항인증 등 국내인증은 물론이고 국제인증 지원을 위한 항공전자 종합시험검사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전자제어, 센서, 정보통신 등 첨단 IT의 집합체인 항공전자는 최장 30년 이상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항공기의 특성상 부가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하지만 국내 항공전자 시장규모는 지난 2011년 기준 5800만달러로 세계 시장 규모(22억5800만달러)의 2.5% 수준이다. 선진국의 자국 기술보호와 국내 기술 부족으로 그동안 제대로 성장을 못했다.

특히 국내 항공산업은 완제기 조립과 제작가공 기술은 상당부분 자립화돼 있지만 항공기 핵심부품 및 시험평가기반은 취약하다.

이번에 영천에 종합적 항공전자 시험평가 기반이 구축되면 부품 국산화 및 국내 정비 활성화는 물론이고 수입대체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시험평가센터 구축에 앞서 미국의 보잉도 지난해 경북도와 MOU를 교환하고 영천에 한국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K의 항공전자부품 공급을 위한 MRO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MRO센터는 오는 7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에 가동된다.

보잉 MRO센터는 우선 F-15K관련 항공전자부품 테스트 및 정비기능을 수행하면서 대상 기종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도는 항공전자 시험평가기반이 구축되면 2단계 사업으로 영천에 항공전자 시험, 인증, 생산, 정비 기능이 집적화된 항공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 조성사업이 최근 대선 공약과제로 채택됨에 따라 항공부품 클러스터 구축사업도 힘을 받게 됐다.

김학홍 경북도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시험평가센터와 보잉의 MRO센터가 구축되면 이 일대가 항공부품 특화단지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항공부품산업의 정책적 공감대 마련과 항공부품산업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오는 9월쯤 국제항공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