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으로 창업과 벤처가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박 대통령이 창업·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성공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 신화가 이어져야 가능하다.
하지만 창업·벤처 체계는 여전히 허술하고 미흡하다. 새 정부가 실업문제 해소를 위한 미봉책이 아닌 부가가치 창출의 근원이자 일자리·복지의 시발점으로 삼아 이전 정부와 전혀 달리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기업인과 전문가들은 `융단폭격 식` 혹은 `나열 식` 정책을 경계해야 할 1순위로 손꼽았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2000년 초 1차 벤처 열풍 당시 정부 부처와 기관의 경쟁적 지원 정책이 `거품`을 양산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복 지원은 창업자·벤처인에게 혼선을 줄 뿐만 아니라 자칫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만큼 정책을 일원화해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부처 등에 흩어진 창업·벤처정책의 중복사업·중복지원 등을 파악하고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정책을 종합적으로 조정·집행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박종환 록앤올 대표는 “정부가 수많은 벤처지원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책 수혜자가 모르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책 방향성도 재고해야 한다. 초기 창업지원을 벗어나 성장주기에 따른 생애주기별 지원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전문가들은 “창업 자금을 제공하는 지원보다 창업 성장 주기에 따라 회계, 마케팅, 글로벌 시장진출, 인수합병 등 단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해야 정책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자금 지원 중심 정책은 지원해서는 안 되는 기업, 기술력 없는 기업이 수혜를 입는 부작용이 많았다.
실패를 수용하고 재기할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창업·벤처에 한 번 실패하면 개인이 모든 경제적 부담을 진다. `한 번 실패하면 영원한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이를 감수하고 창업할 의지가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창업·벤처 기업에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등 자칫 실패할 때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며 “실패 경험을 성공 못지않은 경력으로 인정하는 발상의 대전환도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패자부활 제도다.
창업·벤처에 대한 투자가 순수 투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이뤄지는 풍토 개선 목소리도 갈수록 커진다. 청년창업 펀드와 크라우드 펀딩 등 투자 중심 자금조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시급한 과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업·벤처 기업 현장에 유인하는 것이다. 예비 창업·벤처기업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투자자 등과 연결할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비 창업·벤처기업의 준비 부족과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과 벤처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산업 가치 극대화를 동시에 구현할 방법론이다.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대기업에 의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은 자본과 노동력에서 지식정보로 이전했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창업과 벤처 수요를 자극한다. 새 정부의 정책이 창업·벤처 활성화를 단순히 고용과 창업·벤처기업 수 늘리기가 아니라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이유다.
창업·벤처하기 좋은 창조생태계 구현 방향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창업 생태계-"생애주기별 창업지원체제 만들어라"](https://img.etnews.com/photonews/1302/396231_20130225161827_028_T0001_55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