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스앤드노블이 종이책 사업과 전자책 사업을 분리한다. 오프라인 서점 체인은 창업자가 인수해 비상장기업으로 운영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본사는 전자책 콘텐츠 유통회사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전자책 단말기 및 스마트패드 `누크` 제조에서는 순차적으로 손을 뗀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레오나르드 리지오 반스앤드노블 창업자 겸 회장이 자사 소매영업점 689개를 사들여 누크 미디어 사업 부문과 분리시킨 뒤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수가는 10억달러 선으로 분사 이후 나머지 사업들은 그대로 상장 유지된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공식화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반스앤드노블이 누크 하드웨어 제조에서 손을 떼고 콘텐츠만 위탁하는 사업 형태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누크는 반스앤드노블이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에 대항하기 위해 2009년 내놓은 제품이다. 초기에는 공격적 행보로 시장점유율 30%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이후 내놓은 스마트패드 `누크HD`도 판매가 부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연말 성수기 동안 누크 매출은 전년대비 12.6% 감소한 3억1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2013년 회계연도에 상당한 손실을 예고했고 미디어 부문 분사설도 나돌았다. 지난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영국 미디어업체 피어슨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각각 16.8%, 5% 지분을 내주면서 기업 재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과도한 비용을 요구했던 누크 하드웨어(HW) 제조 부문에서 손을 떼게 되면 반스앤드노블은 좀 더 가볍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대만 전자제품위탁생산(EMS) 등에 단말기 제조를 맡길 수 있겠지만 머지않아 HW 사업은 접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창업자인 리지오 회장은 반스앤드노블 지분 약 3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서점을 지금과 같은 체인 형태로 만든 인물이다.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재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인터넷 서점, 전자책 등과 저가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렸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