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송장비 캐리어이더넷 국산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제품이 처음 적용되는 사례가 나왔다. 이를 계기로 올해 본격화할 지자체, 공공기관 PTN(Packet Transport Network) 구축 사업에 국산 캐리어이더넷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제품이 잇따라 채택되면 그동안 외산이 독점해온 캐리어이더넷 시장의 판도변화도 예상된다.
에스엔에이치(SNH)는 KT와 함께 캐리어이더넷 방식 PTN을 포천시청에 공급했다고 7일 밝혔다. 2011년 국내에 PTN이 도입되기 시작된 이후 국내 장비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상용 실적을 만들어냈다.
PTN은 차세대 전달망 전송장비다. 통상 캐리어이더넷으로 불린다. 기존 장비에 비해 효율적인 대역폭 활용이 가능하다. 캐리어이더넷 기술이 망에 적용되면 물리적 회선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도 시간, 기간, 용량, 속도 등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다. 가입자 요청에 따라 회선 용량, 속도 제어가 가능해진다. 기존 전송 장비에 비해 투자 대비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
포천시청 국산 캐리어이더넷 공급사례는 차세대 전송시장을 둘러싼 외산과 국산의 경쟁이 본격화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업계는 높은 개발비 부담으로 캐리어이더넷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금력과 기술을 앞세운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의 거센 공세에 자칫 국내 통신장비시장이 외산 벤더 독점 시장으로 변질될 위기를 겪었다.
SNH 관계자는 “외산 벤더와 경쟁할 수 있는 국산 장비를 상용 공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위버, 우리넷 등 나머지 국산 업체들도 상용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KT는 올해 수도권과 경북 등 전국 지자체 회선 사업에 국산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송업체 한 관계자는 “국산 활용 사례가 나오면서 통신장비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업계가 지난 10년 간 전송시장에서 쌓아온 서비스 경험, 가격, 성능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윤찬일 SNH 사장은 “국산 캐리어이더넷 최초 공급사례를 확보해 향후 사업확대에도 시장 선점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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