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거대과학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고생하며 쌓아 온 과학기술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방증입니다.”
![[대한민국 과학자]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장](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5/31/435488_20130531144403_217_0002.jpg)
세계 주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 얘기다.
ITER 사업은 인류의 궁극적인 미래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EU,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핵융합실험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국가 성장동력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래 중요 에너지 분야 가운데 하나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세계 강국들과 나란히 서게 된 데는 정 단장의 역할이 컸다.
프랑스 국립공과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정 단장은 1986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근무하며,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원자력 시설 해체 분야에 탁월한 연구 업적을 냈다. 특히 극저준위 방사성 액체 폐기물 자연 증발시설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해 원자력연의 액체 방사성 폐기물 무방출에 크게 기여했다.
정 단장이 핵융합 프로젝트에 뛰어든 건 지난 2006년부터다.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장을 맡으며 핵융합 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단장은 현재 ITER 사업 수행을 위한 국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장치인 `KSTAR` 건설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산업체 및 기관들의 ITER 사업 참여에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국내 할당 조달품목 외에 타 회원국 및 ITER 기구로부터 이미 1750억원이 넘는 해외 조달품목을 수주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가 과학기술 역량 확대와 더불어 국가 경쟁력 강화, 고용 창출 등에도 공헌했다.
정 단장은 지난 4월 과학의 달에 지난 30여년 간 원자력 및 핵융합 분야 기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 부문 혁신장을 수여 받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