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한국형 MOOCs 플랫폼을 개발하자

대학이 당면해 있는 현안은 반값 등록금뿐 아니라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다. 지식 기반 시대는 산업화 시대와 달리 암기하는 지식보다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월요논단]한국형 MOOCs 플랫폼을 개발하자

강의 위주의 기존 교육모델은 문제풀이와 토론 중심의 학생 주도적, 능동적 학습모델로 바뀌어야 한다. 반값 등록금의 실현은 이 같은 교육모델 변화와 혁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대학의 고비용 구조와 교육의 질 향상 고민은 세계가 처한 문제다. 비용을 더 투입하면 교육의 질이 높아졌던 종전의 패러다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모순적 상황에 봉착했다.

산업계처럼 교육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비용절감과 질 향상을 이루려는 시도는 지난 십수년간 있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이 같은 노력이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고 선언했고 `뒤집힌 학습` 기반의 새로운 교육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s, Massive Open Online Courses)`라는 새로운 교육실험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교육 현안을 일거에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버지니아주립대 이사회는 MOOCs 같은 교육실험에 더디게 반응한다는 이유로 총장을 해임하기까지 했다.

MOOCs는 2011년 가을 스탠퍼드대 몇몇 교수에 의해 시도됐다. 현재 스탠퍼드대를 주축으로 33개 유수의 대학이 참여한 `코세라(Coursera)`, MIT와 하버드, 그리고 UC버클리가 주관하는 `에드엑스(edX)` `유대시티(Udacity)`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MOOCs는 최상의 교육을 무상으로 연령, 소득, 학력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제공하자는 혁명적 발상에서 나왔다. 코세라는 200여개 과목에 200만명 이상, 에드엑스는 20여개 과목에 50만명의 학생이 등록해 학습한다.

무료로 강의를 제공하는 이 교육모델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가능할까. 비용 측면에서 MOOCs는 OCW(Open Course Ware)나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 등 무료 교육 자료를 최대한 이용한다. 온라인에서 학습자는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평가해 교수자의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고 소요 비용도 줄인다. 수만 명이 동시에 학습한다는 점에서 1인당 교육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무료 강의 제공이 가능한 이유다.

대신 수익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코세라와 유대시티는 지난해 말 고용서비스를 시작했다. IBM·구글 같은 기업에서 비용을 지원받아 과목을 개설하고, 향후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또 해당 기업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 과목에서 수익이 나오면 이를 배분한다.

MOOCs를 대학교육에 접목하면 비용 절감과 교육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미국 대학 간 학점교류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교육협의회는 최근 5개 MOOCs 과목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주정부의 재정위기로 교육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된 캘리포니아의 브라운 주지사는 주립대학과 유대시티 간 상호 협력 아래 비용 절감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마스 프리드먼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칼럼 `혁명이 대학들을 강타하다(Revolution hits Universities)`에서 “전 세계 최고의 교수들이 제공하는 최고의 온라인 과목을 수강하며 자신의 대학 학위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날이 곧 올 것”이라 예측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조속히 한국형 교육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 반값 등록금 이슈와 복지 정책이 아닌, `뒤집힌 학습` 기반의 새로운 교육 모델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조무제 울산과학기술대(UNIST) 총장 president@un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