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글로벌프론티어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장(서울대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교수)
헬스케어 전문가는 각종 암과 성인병은 물론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질병 역습에 대해 `맞춤 의학`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맞춘 다양한 `신약`을 신속 정확하게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강국 기술대국]융합 R&D로 한국형 신약개발에 도전한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6/25/444603_20130625103600_648_0001.jpg)
하지만 우리 인류는 신약개발 정체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적(질병)의 위치와 약점을 파악했는데 이를 공격할 무기(신약)를 개발하지 못한 형국이다. 이는 기존의 신약개발 플랫폼이 막대한 비용과 기간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성공확률도 매우 낮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맞춤 의학`의 도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 과정은 `타깃(target)발굴` `약물검색` `질환모사` `약물설계` 등 4가지 과정이 자동차 조립과 같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선형구조로 되어 있다. 자연히 앞 단계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최소한 10년과 1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세계가 `신약개발 죽음의 계곡`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필자는 지난 2010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고효율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을 위해 출범한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장을 맡게 됐다.
한국형 신약개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는데 그 열쇠는 바로 `협력과 융합`에 있었다. 연구기법의 혁신과 실용화를 위해 엔지니어들과 공동연구에 나서는 등 생명공학기술(B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기계·컴퓨터 분야는 물론 나노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를 연구에 참여시켰고, 연구과정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문제를 융합을 통해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R&D) 효과는 기대이상이다. 출범 4년여만에 새로운 폐암 유발인자와 인체 내의 자연 항암세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등 학술적인 측면에서 연구 성과가 다른 연구조직보다 20~50배에 이를 정도이다.
세계 의약품 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약 1000조원이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산업이 융합할 때 혁신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약품이야말로 창조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가 신약개발의 정체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개발 플랫폼을 개발하여 글로벌 의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sungkim@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