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82>심리(心理)와 논리(論理)의 차이점:느끼지 않으면 느끼해진다

`느낌`은 언제나 `앎`보다 먼저 온다. 가슴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앎은 거짓말을 한다. 느낌이 앎으로 바뀌기 전에 결단을 내리고 결연한 행동을 과감하게 추진할 때 위대한 성취는 시작된다. 느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느낌이 앎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시작된다. 머리는 조목조목 따지면서 계산을 하지만 가슴은 그냥 느낀다. 그냥 다가오는 느낌은 머리로 계산하기도 전에 이미 알고 있다. 느낌이 앎으로 넘어가기 전에 거의 직관적으로 의사결정하지 않으면 앎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느낌은 정말 단순하게 다가오지만, 앎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을 동원해 정말 복잡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느낌이 복잡한 앎으로 전환되는 순간, 느낌은 초심(初心)을 잃고 중심(中心)을 잡기 시작하면서 결심(決心)하고 결정(決定)해서 결연(決然)한 결단(決斷)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앎으로 넘어가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서 하면 안 되는 이유,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 성공해도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부정적 폐해 등에 대해 아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드러내고 꼼꼼히 따져보고 되물어보며 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리를 요리조리 만들어나간다.

심장은 단순하다. 반대로 머리는 복잡하다. 심장이 뛰게 하려면 복잡한 의미를 단순하게 설명하거나 감성적으로 설득해서 의미를 심장에 꽂아야 한다. 머리는 논리(論理)를 따지고 부조리(不條理)를 드러내는 데 바쁘다. 요리조리 잔머리 굴리다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다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뜨거운 가슴, 불타는 열정으로 살아가는 브리꼴레르는 느낌이 오면 일단 과감한 도전을 감행한다. 브리꼴레르는 비리(非理)를 참지 못하고 의리(義理)를 중시한다. 미덕을 갖춘 최고 경지의 전문성, 아레테(Arete)를 추구하는 브리꼴레르는 자신의 전문성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면서 아름다운 공동체 건설에 온몸을 던지며 분투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