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폴크스바겐 7세대 골프는 할 이야기가 많은 차지만 그 중에서도 `다중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MCB)`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물론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안전성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폴크스바겐의 세심한 배려를 읽어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도 이 시스템은 중요하다.

폴크스바겐은 2차·3차 사고에 주목했다. 첫 번째 충돌 이후 튕겨나간 차는 두 번, 세 번의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차량에 장착된 대부분의 안전장치가 첫 번째 충돌 시에만 작동한다는 점이다. 에어백이 대표적이다. 다중 충돌이 위험한 이유다.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유로 엔캡)은 모든 자동차 사고의 25% 정도가 2차례 이상의 충돌을 동반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말로 세심하게 탑승자의 안전을 고민한다면 1차 충돌만 대비해서는 안 된다. 다중 충돌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다중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차가 장애물이나 다른 차량과 충돌해 에어백이 작동하면 이 정보가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ESC)에 보내져 브레이크를 잡도록 명령한다. ESC는 차가 시속 10㎞로 느려질 때까지 브레이크를 잡아준다. 이때 경고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다.
중요한 점은 다중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이 운전자의 의지보다 강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 시스템이 작동해 길 가운데 느린 속도로 서 있는 게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시스템은 해제되고 차는 정상적으로 앞으로 나간다.
폴크스바겐은 100만㎞를 주행한 후에도 이 시스템이 정상 작동된다는 점을 입증했다. 유로엔캡은 이 시스템이 모든 차량에 장착된다면 매년 사망자 8%, 심각한 부상자 4%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안전성을 인정받아 이 시스템은 2012년 유로엔캡 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를 획득했고 독일 최대 자동차 클럽 ADAC로부터 옐로 앤젤 안전혁신상을 수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