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을 넘는 꿈을 꾸면서도 앞산을 넘는 데에는 온 힘을 다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먼 산을 넘는 꿈은 주로 머리로 생각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먼 산을 넘기 위해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거나 어떻게 먼 산을 넘을 것인지를 고민만 해서는 먼 산은 언제나 멀리 떨어져 존재할 뿐이다. 그야말로 꿈의 먼 산이지 현실의 먼 산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먼 산을 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당장 내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작은 산을 넘어야 한다. 먼 산은 머리로 계산해서 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내 앞의 작은 앞산을 넘다보면 어느 순간 도달하는 또 하나의 앞산에 지나지 않는다. 먼 산을 넘는 순간 또 다른 먼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 산이 앞산으로 바뀌면서 또 다른 앞산을 무수히 넘어야 또 다른 먼 산이 다가온다. 그러니까 오로지 먼 산을 넘기 위해 모든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지 말았으면 한다.
`~을 하기 위해서` 인생을 살다보면 그것을 마침내 성취하고 나면 또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달려갈 뿐이다. 나무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살아가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뿐이다. 봄이 되면 새순의 희망을 꿈꾸고, 여름이면 신록을 만들며, 가을에는 오색 단풍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지만 겨울이면 한 치의 미련도 없이 모든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혹한의 추위를 나목으로 견딘다. 진정한 행복은 성취의 과정에서 만끽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먼 산을 넘기 위해 넘어야 할 작은 앞산을 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다보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눈앞의 작은 산을 넘다보면 어느 덧 먼 산도 그저 멀리만 떨어져 있는 꿈의 산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넘어야 할 수많은 산 중에서 단지 하나의 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