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찾은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대장 국승인) 심장부인 디지털증거분석실. 숨가쁘게 돌아갔다. 분석요원들이 영상속에 숨겨진 범죄흔적을 찾기 위해 모니터링에 집중했다. 이곳은 일선 경찰관서에서 증거수집을 의뢰한 스마트폰과 블랙박스, CCTV 분석파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지난달 말 이들은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 13만여명으로부터 66억원을 몰래 빼간 업자를 검거했다. `최신영화 무료다운` 등 인터넷 사이트 24개를 만들어 회원 가입을 유도,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수집하고 자동결제 방식으로 교묘하게 돈을 빼가다 디지털증거분석실에 걸린 것이다.
요즘 “고객님 당황하셨어요”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보이스피싱, 파밍, 스미싱 등 각종 변종수법이 등장하면서 사이버수사대 분위기는 말그대로 `24시간` 비상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에 접수된 사이버 범죄건수는 7654건에 달했다. 최근 3년새 해마다 1000건 이상 사이버범죄가 늘면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광주지방청 소속 현직 수사관에게까지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신종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사이버범죄수사대의 하루는 매일 아침 7시에 시작된다. 출근 후 신문과 방송 등 언론보도를 살피며 범죄 수법과 징후, 동향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첩보 및 증거수집이 완료되면 압수·수색영장을 발급받아 현장에 지체없이 출동한다. 기존 범죄와 달리 빠른 시간 안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돼 악영향을 끼치는 범죄로 정보 발신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가 어렵고 증거 인멸이 쉽기 때문이다. 관할은 전국구다. 광주에서 사건을 인지하면 서울과 부산을 가리지 않는다.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최대 강점은 IT전문 수사관과 베테랑 수사관의 절묘한 조합에서 찾을 수 있다. 전직 컴퓨터 프로그래머, 보안네트워크전문가 등 민간 IT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사이버특채요원과 형사계, 수사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형사 등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건수가 최근 폭증하다 보니 수사인력 증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곳 보안시스템은 최첨단으로 무장돼 있다. 인케이스프로그램 등 6억원 상당의 보안 및 감지프로그램을 도입해 24시간 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 블랙아웃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어떠한 정전 위협에도 안전하다. 무정전전원장치와 자체 발전기, 백업시스템을 구축해 놨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개청 이후 5명의 수사관이 특진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별승급도 두 차례나 나와 타청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19대 총선 때에는 사이버선거사범 단속 1위에 오르면서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지난해 `왕따까페` 등 사이버학교폭력 사이트 1200여곳을 단속하는 실적도 냈다. 매주 1회 카카오톡 파도타기 등을 통해 신종 사이버범죄 예방 홍보활동도 병행 중이다.
국승인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사이버 상에서 일어나는 범죄행위는 관할 경찰관서를 방문하거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홈페이지의 민원시스템을 이용해 신고할 수 있다”며 “피해예방을 위해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활용해 범죄 예방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