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BRICs지고 VIP+MTS 경제성장 기관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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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요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총 2억달러를 설비에 투자해 현지 자동차 생산량을 2014년까지 23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GM도 연간 4만여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설비를 결정했다.

[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BRICs지고 VIP+MTS 경제성장 기관차로

호주의 블루스코프스틸과 인도 에사르, 일본 마루베니이토추스틸과 일본제철, 한국 포스코 등은 현지 철강업체와 20억달러가 넘는 대형 합작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철강·IT 등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러시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자본집약 생산거점으로 많은 기업이 투자 1순위로 꼽는다.

경제신흥국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한 가운데, 동남아 6개국이 세계 경제 거점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은 미국과 EU를 제치고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미 신규 해외 직접투자는 중국 규모를 넘어섰다.

◇VIP+MTS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제외한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MTS(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 6개국이 주역이다. 6개국의 최근 연평균 경제성장률(7.4%)과 총인구(5억3200만명)는 브라질과 러시아를 압도한다. 세계 수출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중국에만 뒤질 뿐 브라질·인도·러시아 3개국을 합한 것보다 오히려 더 많다.

아세안은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때문에 글로벌기업의 제조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의류와 섬유산업 등 노동집약 산업은 중국을 추월한지 오래됐고, 전자와 자동차 등 자본집약적 산업에서도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글로벌기업은 리스크 다변화와 아세안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생산거점을 아세안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 공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자재조달 환경개선, 노동시장의 안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장, 차별화·현지화가 관건

아세안은 유망한 신흥 시장이다. 하지만 회원국별로 성장성과 위험도가 상이해 차별화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후발 신흥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은 고성장이 기대되지만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기업의 단독 진출보다는 정부와 기업이 공정개발 원조(ODA)와 인프라 투자를 연계해 진출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경제 전문가는 말한다.

우선 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한 현지 파트너십 강화로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아세안 회원국 간 격차 축소에 기여하는 ODA에 집중하되, 단기간 일본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과 분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기업경쟁력을 보유한 수(水)처리, 통신, 전력 등 인프라 개발 분야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KSP)을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집중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내수 시장이 크고 위험도가 낮은 선발 신흥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에서는 기업의 진출 목적을 `조립과 수출`에서 `내수용 제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포스트 브릭스 태동

인도네시아, 태국 등 선발 신흥국은 `포스트 브릭스`로 부상할 국가다. 잠재력이 큰 내수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Y세대와 무슬림 소비 흐름 변화에 대응해 시장을 발굴하고 급성장이 예상되는 사회 인프라 시장에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베트남은 한류 바람이 불면서 젊은층 대상 화장품 사업과 상하수도 등 사회 인프라 수주 기회가 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내년 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도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증가로 동남아 6개국의 소비 시장 규모가 2010년 9800억달러에서 2015년에 1조7000억달러로 커질 것”이라며 “6개국이 브릭스를 능가하는 경제성장 기관차(economic powerhouse)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