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태양광을 이용해 물에서 수소 에너지를 추출해내기 위해 중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박수영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황동렬 박사과정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태양광과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인공 광합성`에 쓰이는 감광제의 효율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였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물 분해 수소 생산에 널리 이용되는 `이리듐 착제 감광제`에 `테트라페니실란` 기능기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테트라페니실란은 물이나 기타 유기용매의 공격에서 이리듐 감광제를 보호해 수소 생산 효율을 장시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감광제는 기존 최고 효율의 이리듐 착제 감광제와 비교해 분자활성이 2배 이상 증진된 1만7000 분자활성을 기록했다. 이 정도의 분자활성은 물 1ℓ에서 100ℓ 이상의 수소 기체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기존 유기금속 착제 감광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소는 온실가스를 만들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은 비교적 친환경적이지 않다. 재생이 불가능한 탄화수소 개질법이 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감광제는 탄화수소 개질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 지원 사업(창의적연구)`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의 이달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감광제= 가시광선을 흡수해 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물질이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감광제가 이 에너지를 제공한다. 기존 감광제는 물이나 유기용매에 분해돼 감광제 기능을 잃게 되는 등 안정성에 한계가 있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