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해 쑤저우 공장 준공 일정을 앞당기는 등 등 투자 속도를 높인다. 계획보다 부족하게 주문했던 설비를 추가 발주하는 등 생산능력 확충에도 여념이 없다.

관세 인상으로 중국 TV 제조사들의 현지 자급률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TV용 패널 중국 생산을 늘리면서 나타나는 국내 빈 공간은 스마트패드와 초고선명(UHD)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할애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정도 빠른 11월 중국 쑤저우 8.5세대(2200㎜×2500) 라인을 준공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투자 결정 후 계획보다 늦게 실제 공사에 들어갔다. 올 초 공사를 시작하고도 투자 규모를 확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2011년 기공식을 개최했으나 이후 기판 사이즈를 키우면서 1년 가량 늦어졌다. 지난해 5월 착공식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연 후에야 본격적으로 라인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4월부터 1단계(Phase1) 설비 발주를 진행했지만 일부 핵심 설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량 발주에 그쳤다.
주춤하는 듯했던 투자 속도가 최근 들어 다시 빨라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계획에 못 미쳤던 물량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원판 기준 생산능력 2만 장 안팎에 해당하는 규모다.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상반기 안에는 처음 계획했던 생산능력을 모두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생산능력 확충에 적극적인 이유는 현지 시장 상황 때문이다. 중국은 에너지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시장이 얼어붙었으나 패널 구매율은 높이는 추세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풀가동은 물론이고 생산능력까지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관세까지 높아져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산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신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인 A3 투자가 미뤄지면서, 하반기 투자 여력이 생긴 것도 중국 투자를 서두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5% 늘어난 24조원을 집행하고, 하반기 디스플레이 분야에는 6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 공장 가동과 함께 이르면 내년 상반기 2단계(Phase2)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량이긴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발주가 나오고 있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