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기업들 정부에 공개 서한 “NSA 개혁하라”

라이벌 기업들 뭉쳐 유력 일간지에 전면광고

美 IT 기업들 정부에 공개 서한 “NSA 개혁하라”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이 정부와 의회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감시 활동에 대해 항의하고 개혁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기업들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집단적으로 행해지는 모양새다.

공개 서한 발송에 참가한 기업은 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야후, 링크드인, AOL 등 8개 기업이다. 이들은 업계에서는 라이벌이지만 정부를 규탄하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감시 활동을 개혁하기 위한 공동 캠페인을 펼치고, 관련 웹 사이트도 열기로 했다.

전세계를 무대로 한 도청 및 감시 활동이 고객들의 신뢰를 깎아먹자 집단적인 반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여름부터 애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속속 드러나고 있는 국가안보국(NSA)을 비롯한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은 이들 기업의 협조 아래, 혹은 이들 몰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거나 몰래 데이터를 가로채는 방식이다.

정보 제공이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만 이뤄졌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를 암호화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번 떨어진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동 캠페인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법무책임자이자 수석부사장인 브래드 스미스의 말은 이런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람들은 신뢰할 수 없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이 신뢰를 위험으로 몰아넣었으니, 이를 회복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은 공개서한에서 “올 여름의 (스노든에 의한) 폭로는 전세계에서 행해진 정부 감시를 개혁할 시급한 요청을 보여줬다”고 강조한 뒤, 자신들이 연 웹사이트에 개혁 원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개혁 원칙에는 △정보 수집 권한 제한 △정보기관에 대한 감독과 책임 △정부 요청의 투명성 확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대한 존중 △제도 정비로 부처 간 충돌 방지 등이 포함됐다.

홈페이지에는 참여 회사들의 경영진들이 직접 참여해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구글 CEO 래리페이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야후 CEO 마리사 메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법무책임자 겸 수석부사장 브래드 스미스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의 공개 서한은 유력 일간지에 전면 광고 형태로 실린다. 월요일자(현지시각 기준 9일)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폴리티코, 롤콜, 더힐 등에 실릴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송준영기자 dreamer091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