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경설비공사의 대기업과 환경전문기업 간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공공 환경공사의 분리발주 도입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고 환경공사 입찰시장에서 대기업 편중은 여전한 상황이다.
15일 환경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환경시설공사 입찰 중 대기업 비중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70% 이상이 될 전망이다.
환경부와 환경노동위원회 등은 환경공사 입찰의 대기업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초부터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안`까지 내면서 의욕을 보였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최근 주택경기 불황 등 건설업계가 수익난에 빠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환경공사 입찰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공사 특성상 토목·건축이 포함돼 있어 건설사들이 이를 통째로 계약하고 환경설비 부문만 중소 전문기업들과 하도급 계약을 하는 방식이 점차 관행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악습이었던 불공정 하도급계약이 환경산업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입찰단가 낮추기와 공사대금 결제 지연으로 중소 환경공사 업체들은 기술개발비와 적정 공사금액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건설산업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방안이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업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던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안`도 국토교통위원회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분리발주가 부실공사, 원가상승, 책임소재 불분명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현재 개정안 논의는 특정 환경공사를 지정해 분리발주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계속한다는 선에 멈춰 있다. 하지만 분리발주 시범사업을 위한 사업 지정 및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는 분리발주 시행에 따른 부작용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지금 시장환경상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환경설비 공사는 화학물질 유출 등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별도로 분리해 전문사업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부실공사와 책임소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저가 입찰의 부담을 하도급 업체에 떠넘기고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불공정 계약 관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방안이나 현행 제도만 잘 지켜져도 충분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다 보니 분리발주가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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