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고 발생시 사업장 매출의 5% 과징금은 사실상 어려워

산업계가 화평법·화관법 시행에 따른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가장 논란이 됐던 사업장 매출액 5% 수준의 과징금 조항은 유지됐지만 현실적으로 해당 수준에 달하는 행정처분은 나오기 힘들게 됐다.

환경부는 이번 하위법령 작업에서 화관법의 주요 쟁점이었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위법양태에 따라 세분화했다. 1차 위반은 경고, 2차 경고, 3차 영업정지 5일, 4차 영업정지 15일을 받도록 했고 개선명령을 이행하면 차후 위반에 횟수를 계산하지 않는다. 매출액 5% 과징금 부과가 영업정지 6개월의 행정처분을 갈음하는 것을 감안하면 산업계가 우려하는 최고액 과징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행정처분 감경사유가 마련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다. 영업정지 범위를 위반 사례에 따라 사업장 전부와 일부로 구분했고 위반 정도와 모범 영업 사실이 인정되면 행정처분 수위가 낮아진다.

화평법은 신제품 개발과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숨통을 열었다. 종전에는 연구개발용 화학물질과 신규화학물질 등록 의무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해외기업들과의 신제품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문제는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의 등록을 면제하고 소량 신규화학물질은 간이 등록을 인정하면서 해결됐다. 대신 환경부는 안전관리 계획서 제출과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공급망 내의 정보제공 시 우려됐던 영업비밀 누출은 안전관리 정보는 필수로 제공하되 성분과 함량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산업계는 이번 하위법령 마련으로 신물질 개발 어려움, 제품생산 차질, 영업비밀 침해, 과도한 과징금에 따른 기업도산 등의 우려를 상당부문 해소했다는 평가다. 환경부도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민간단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조치 담아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

앞으로 남은 숙제는 하위법력의 연착륙이다. 환경부는 우선 관련법 시행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규모 사업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새해 2월에는 `산업계 지원단`을 발족해 중소기업 중심으로 일대일 상담 및 순회교육 등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정보시스템 구축 등 기반 구축사업을 병행한다. 또 협의체 소통경험을 살려 민관 협업기구를 상설화하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제도 시행을 모니터하고 지원 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최광림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 실장은 “이번 화평법·화관법 하위법령은 산업계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계획대로 잘 이행하는 게 과제”라며 “앞으로도 유사 제도가 만들어질 때 이번처럼 협의체가 만들어져서 소통으로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평법 주요쟁점 및 논의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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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