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케이스 공급업체 모베이스, 베트남 공장에 대형 화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케이스 협력사 모베이스의 베트남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PC 생산에 차질을 빚을지 우려된다. 최근 케이스 시장에서 급부상한 모베이스가 화재 사건으로 주춤하면서 인탑스·이랜텍 등 경쟁사가 일부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삼성전자와 베트남 현지 제보에 따르면 지난 5일 모베이스 베트남 공장 2동 중 1개가 화재로 전소됐다. 한 개 건물이 전소되고 오후 4시께 화재가 진압됐다. 인명 피해는 없지만 화재가 발생한 건물 내 생산 설비도 큰 타격을 받았다.

피해를 입은 곳은 모베이스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만든 공장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로 생산했다. 도장 라인 6개와 사출기 50대가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출기 용량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스마트폰 기준 월 300만~400만개가량 생산에 공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도장 라인에서는 도료 등 인화성 물질을 주로 다루는 탓에 화재 위험이 크다”며 “베트남 공장은 후공정 설비도 함께 구축돼 있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베이스의 케이스 생산 공백은 인탑스·이랜텍 등 베트남에 진출한 케이스 협력사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물량 가뭄에 시달려왔다.

이번 사고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케이스 자체 생산을 추진하는 삼성전자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스마트폰·태블릿PC 케이스 생산을 위해 베트남 옌퐁 공장에 250톤·350톤급 사출기 200대를 설치했다. 5인치 스마트폰 케이스 월 700만개, 7~12인치 태블릿PC 케이스 월 400만개를 각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에는 도장·멀티증착 등 후공정 설비도 대거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박근혜 정부의 상생 정책과 협력사 반발을 의식해 생산량을 조심스럽게 늘려왔는데 이번 모베이스 공장 화재로 생산 능력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업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고 타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이 가능해 생산에도 차질은 없을 것” 이라며 “협력업체가 조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