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새해 콘텐츠산업 도약의 조건

[콘텐츠칼럼]새해 콘텐츠산업 도약의 조건

콘텐츠산업은 지난해 변곡점 같은 한 해를 보냈다. 과거 정부에서 콘텐츠 산업은 그 자체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그리고 융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 문화 재정 비중 2% 목표, 콘텐츠코리아랩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와 이전 정부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우리 문화산업과 한류를 여러 차례 부각시키고 문화산업과 융합·협력을 강조한 데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콘텐츠 산업은 각종 갈등이 증폭돼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게임중독법 발의를 둘러싼 갈등, 음악 저작권 신탁 복수단체 설립허가를 둘러싼 잡음, 대기업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논란 등 콘텐츠업계는 내외부에서 대립각을 피해갈 수 없었고, 미래부와 문화부의 콘텐츠 산업 영역구분, 정부 지방이전 등으로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새해는 갈등과 혼란을 뒤로 하고 변곡점을 벗어나 도약의 한 해가 돼야 하겠다. 이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신규 분야를 선점하는 것이다. 콘텐츠산업 중에서 게임, 스마트 콘텐츠 등 디지털 부문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고, 기존 산업의 디지털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신산업에 대한 미래 예측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선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3D 이후의 대안으로서 부각되는 홀로그램291, 무인자동차 시대를 맞아 각광받을 차량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에 따른 웨어러블 콘텐츠, 웹드라마와 같은 SNS 맞춤형 콘텐츠 등 미래 유망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갖고 투자를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둘째, 한류를 재점화해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의 반(反)한류 움직임이 일고 있고 싸이 이후 부각되는 한류 장르가 없는 등 콘텐츠 수출은 증가하지만 한류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한류3.0 이후 한류 콘셉트 재정비, 차세대 한류 킬러콘텐츠 제작, 애니메이션·공연·캐릭터의 한류 주류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한중일 문화교류 및 경제 협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체제(TPPA) 등 국제협력과 협약 과정에서 해외저작권 보호에 대한 적극적 목소리를 내 한류 붐이 실질적인 기업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동안 콘텐츠 산업은 지나치게 서울 중심으로 발전돼 지방은 소외됐다. 그나마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화선은 마련됐다. 이제 불만 지피면 된다. 지역별로 콘텐츠분야 창업과 기업 유치 등진흥위원회 등 관련기관의 지역 이전에 따라 지방 시대가 개막되면서 지역콘텐츠 산업 발전의 도을 적극적으로 펼쳐 콘텐츠산업 붐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변곡점 이후 도약의 실마리를 지역콘텐츠 산업 육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수출 확대다.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은 라이프사이클상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성장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돌파구는 해외수출이다. 문화적 장벽이 낮은 분야부터 시작해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지역적으로는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디지털콘텐츠 분야는 온라인을 통해 수출확대가 가능하고, 중국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수출은 우리 콘텐츠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서비스산업의 글로벌화, 나아가서는 창조경제를 통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생과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콘텐츠 산업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유통업체와 제작사 간의 관계, 제작진에 대한 처우 등 협력과 융합으로 해결할 일들이 너무 많다. 쌓였던 갈등을 풀고 화합과 상생의 정신이 더더욱 요구된다. 양보를 통한 합리적 조정이 이뤄진다면 올해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홍익대 교수 spin3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