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역이 20년 만에 북극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혹한이 폭염보다 인체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미 국가경제조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보고서를 인용해 혹한의 잔인함을 경고했다. 폭염과 혹한 사망 원인은 주로 심장마비와 천식 발작 등이다. 외부 온도 변화로 신체 심혈관과 호흡기 시스템이 극한 상태에 다다르다 사망한다. 보고서는 날씨가 급속도로 더워진 기간 사망률은 일반적인 때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폭염시 사망한 사람은 주로 건강 상태가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약자 등 신체 허약 계층이 많다.
반면, 혹한은 노약자는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다. 보고서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 하루 평균 360명이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망률 평균보다 0.8% 높다. 이 수치는 백혈병이나 살인사건, 만성간질환이나 간경변증 사망자보다 많다. 보고서는 혹한이 삶을 단축하는데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내놨다. 극한 추위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체 수명 중 10년이 단축된다. 10년이란 시간은 전체 수명 중 상당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기후가 인간 수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혹한은 교통사고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혹한과 함께 오는 폭설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늘리는데 기여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추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서만 50억 달러(약 5조 32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2억 명이 난방비 급증으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국립기상청(NWS)은 8일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 지역 최저기온이 평균 섭씨 영하 14도에서 영하 19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전역과 캐나다 전체가 이날 영하권에 들었다. 가장 추운 곳은 미네소타로 영하 37도를 기록했다. 바람으로 열을 빼앗길 때 사람 몸이 느끼는 풍속냉각(wind chill) 온도는 더 낮아 영하 52도를 기록한 몬태나를 비롯해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아이오와, 메릴랜드, 미시간, 노스다코타, 네브래스카 등에서 영하 40도∼영하 50도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위는 남극 혹은 북극은 물론이고 지구 밖 궤도를 도는 화성 일부지역과 맞먹거나 더 심한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는 극지 회오리바람 `폴라 보텍스(polar vortex)`의 확산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노출된 인구가 미국에서만 1억8700만 명에 이르며 최대 2억명이 추위에 떨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