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읽기` 황창규 KT호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성공 열쇠”

“독선적 일방 경영에서 수평적 협력 경영으로 가야 한다.”

황창규 KT 회장 선임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KT 안팎의 혁신 요구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창규 KT호`가 성공하려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복원`이 첫째 선결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황 회장 후보를 돕는 태스크포스(TF)가 삼성식 보안과 비밀주의에 휩싸이자 이석채 전 회장과 비슷한 독단경영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KT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14일 KT 등에 따르면 황 회장 내정자는 12월 구성한 TF를 중심으로 업무 파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F를 창구로 이번 주 분야별 업무보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황 내정자의 업무파악은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된 채 진행 중이다.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할 구조조정, 인사 등 구상은 극히 소수에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삼성그룹의 경영 스타일이 벌써부터 이식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는 “실무진까지 경영방침 등이 전파되지 않았다”며 “아직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취임 이후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단속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현직 KT 임원들과 협력업체, 교수 등 전문가들은 황 내정자의 이 같은 행보에 오너경영체제 하의 삼성전자식 경영 프레임으로는 국민기업이자 국가인프라 산업을 담당하는 KT의 경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정부와 함께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공기업 성격을 갖고 있는 대표 민간기업으로서 KT의 역할에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직 KT 임원은 “KT는 오너의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삼성과 체질이 다르다”며 “목적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초기부터 분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CEO 낙마, 실적부진 등 연이은 악재에 빠진 KT 내부 동요를 빠른 시간 내에 잠재우려면 소통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직 KT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황 내정자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일단 ICT 산업에 대한 소견을 밝힌 적이 없는데다, 굉장히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라는 게 주변의 평가라서 과거 이석채 전 회장의 독단 경영이 재현될까 두려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ICT 산업 생태계 맏형으로서 KT의 협력 리더십도 부각되고 있다.

최준균 KAIST 교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ICT 기업의 성패는 가치창출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하느냐에 달렸다”며 “단순히 비즈니스의 투자대비수익률(ROI)을 따지기 시작하면 노사 모두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협력사 관계자는 “KT는 우리나라 ICT 생태계 중심에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며 “공공과 민간 성격을 지닌 이 조직의 생리와 컨셉트를 이해하는 것이 황 회장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오픈 마인드로 직원과 생태계 주변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