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함정에 빠진 한국경제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상황입니다.”
`한국경제, 저성장 함정 탈출을 위한 5대 개혁과제`를 주제로 2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1월 조찬회에서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아날로그 시대에 피와 땀의 열정으로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 역사상 최고 성과를 얻었지만 현재는 이전과 같은 성장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최근 우리 경제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진단했다.
![[IT리더스포럼]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 "성장 위해 서비스 빅뱅 필요하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4/01/21/523395_20140121162839_733_0001.jpg)
그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등 위기는 일상화되는 시기”라며 “이제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도 발생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중진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원장은 현재 한국경제가 저성장·고령화·양극화의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강조했다. 먼저 저성장 기조, 특히 고용 없는 성장 문제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최 원장은 이 외에도 “(누가 집권해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지만) 해결되지 않는 우리의 반 기업정서,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해외보다 떨어지는 국내 비즈니스 조건, 성장보다 강조되는 분배 등이 한국경제 위기의 심연에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실패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실패요인으로 대외 환경에 취약한 구조, 부동산 버블, 부담은 늘고 효과는 미미한 복지 지출, 국가부채 증대, 노동력 감소, 관료주의 경직성과 개혁 부재 등을 꼽았다.
최 원장은 “여전히 우리는 성장에 목마르다”며 “성장 목표는 5%, 10%가 아닌 현재보다 1%포인트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 1%포인트가 추가 성장하면 연 6300개의 일자리, 복지재원의 50%에 달하는 세수 확보, 국민총소득 4만달러도 4년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를 위한 5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제조업 중심 노사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주장했다. 10% 가입률에 불과한 기존 노조가 대립과 위협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 확대를 위해 청년·노년·여성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데 이는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일자리 빅뱅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일노동 단일임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과 같은 노동 경직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경직성을 해소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따른 4대보험 등 각종 노동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로 나가는 일자리를 막고, 여성 인력의 재취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여성 인력 10%를 다시 고용하면 1%포인트 성장이 가능하다며, 여성 인력의 보육과 양육 문제를 바라보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부 당국의 시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반 국민의 세 부담 증가에 대한 필요성 인식, 공공과 금융 분야의 개혁, 서비스산업 빅뱅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개방에 따른 결실이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는 구조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통일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20년 전쯤 비용 측면만을 고려해 통일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며 “독일 사례를 볼 때 그 과정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통일은 저성장 탈출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원장은 “(단적으로) 동일한 문화를 가진 노동력 유입은 고령화 문제를 한 번에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은 대한민국 가치를 올리는 기업 간 M&A와 같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