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강원도 춘천시 창촌리 `썬시티 카이로스`.
이곳은 케이디파워를 중심으로 전력·IT분야의 17개 기업이 산업공동체를 형성한 문화복합산업단지다.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썬시티 카이로스는 부지만 53만5000㎡ 규모로 여의도(287만6000㎡)의 18%에 달한다. 대학 캠퍼스나 리조트 규모지만 순수 중소기업 자본으로 세워진 산업공동체다.

산업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각양각색의 건물은 마치 태양광으로 옷을 입은 것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뽐내고 있었다. 옥상이나 외벽은 태양광발전설비로 둘러 쌓였다. 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는 100㎾h로 일반 가정 3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생산전력은 단지 내 가로등과 식당 건물의 전기로 사용된다.
단지 내로 이동하자 눈에 들어오는 원두막과 돌담길·가로수길은 사업장이 아닌 휴양지를 연상케 했다. 케이디파워 본사가 위치한 건물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로비에 울려 퍼지는 피아노 소리와 예술 작품은 미술관에 온 착각을 들게 했다. 하지만 착각이 아니었다. 건물 4층에는 대형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는 80여개의 미술·조형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케이디파워의 창업주인 박기주 의장이 평생 수집한 작품들로 임직원의 오감을 깨워 창의적 발상의 전환을 이끌기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건축 면적 2만2000㎡의 케이디파워 본사는 아파트 11층 높이의 4층으로 이뤄져 설계와 제조, 납품, 유지보수를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태양광을 비롯해 배전반 등 중전기기와 LED에 이르는 대규모 생산라인은 명절을 앞두고 자동화 생산이 한창이다. R&D센터의 연구 인력은 회사의 주력이자 사물통신(M2M)의 차기 버전인 태양광 발전 진단 및 유지보수 솔루션 기술 고도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임배 케이디파워 사장은 “전력 중전기기 분야 회사지만 디자인과 ICT를 강조한 제품 경쟁력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만큼 문화 공간 등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이런 공간에 경쟁·협력사가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도전하는 상생의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디파워는 최근 이곳에 입주한 라온테크, 케이디티, 디아이케이로와 공동으로 개발한 순환 인버팅 기술을 이용한 고효율 태양광 발전장치로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썬시티 카이로스는 15분 거리의 남이섬을 포함해 인근 스키장과 골프장을 연계한 문화산업단지벨트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춘천=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